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언더독 Jun 22. 2024

천둥송을 부르자.


시장이 10% 이상 하락한 경우는 50번 있었다.

93년 동안 50번이니까, 2년에 한 번은 10%가량 떨어지는 꼴이다.

이걸 '조정'이라고 부른다.


50번의 하락 중, 15번은 25% 이상 하락했다.

이걸 '베어 마켓'이라고 부른다.

93년 간 15번 있었다. 

6년에 한 번 꼴로 시장은 25% 이상 하락하는 것이다.



'마젤란 펀드'의 '피터 린치'가 했던 말이다.





2020년에 팬데믹이 터졌다. 지금은 2024년이다. 확률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조만간 '베어마켓'이 올 가능성이 높다. 6년이 다 되어 간다. 


그러나. 아무도 모른다. 나는 주식 시장에서 10년간 살아남아왔지만, 지금도 어렵고 괴로운 것은 매한가지이다. 10년 간의 경험은 나를 단련시켰다. 그리고 겸손하게 만들었다. 벌어도 크게 좋은 마음이 안 든다. 벌어도 '내가 잘해서 벌었구나'라는 생각이 아예 안 든다. 


주식을 하던지, 부동산을 하던지, 사업을 하던지. 큰 비중의 자금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은 매일 강한 스트레스를 감내하고 있다. 나 또한 대부분의 비중이 주식에 몰려있다. 오랫동안 그래왔다.


자산을 보유하거나 사업을 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여겼을 때, 그러하다. 하지만 올바른 방향이라고 해서 그게 쉬운 것은 아니다. 엄청나게 어렵다.


평소에 학습하고 경험했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했어도, 급락하는 경우가 있다. 평소에 학습하고 경험했던 데이터를 통한 의사결정이 아니었더라도, 급등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결국 승패가 확률로 수렴하기 때문에, 근거가 명쾌한 한 가지 전략을 오래간 고수하는 것이 이성적인 판단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사방팔방으로 통제가 안 되는 주식시장에서 오래간 그렇게 할 수 있으려면, 끝없이 아주 강력하게 고통스러워야 한다. 그리고 중간에 미치거나, 외면하거나, 손을 놓으면 실패한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으며,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되는 것이다.





배웠던 것을 토대로 게임을 진행하다가, 손실이 나는 상황이 발생할 때가 있다. 


나도 심리적 타격이 분명히 있다. 처음 겪어보는 일이 아니지만, 매번 새롭다.


누구랑 터놓고 이야기를 하면 마음이 나아진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언급하는 것도 우스운 이야기이다. 나는 몇 십만 원 몇 백만 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몇 천만 원 몇 억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실전이다. 전쟁이다. 몇 억 날리고 자살하는 사람들 뉴스에서 나오지 않는가.


이렇게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고, 식은땀이 나며 오금이 저려올 때. 아무도 내 옆에 없으며, 아무도 날 구해주러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감할 때. 밤 잠을 잘 자지 못하게 되며, 음식 생각도 들지 않을 때.


이럴 때, 전선에서 물러서지 않는 놈이 진짜 강한 놈이다. 대부분은 커다란 위기가 닥치면, 줄행랑치거나 외면하거나 합리화에 빠져서 객관을 잃고 자기 곤조를 부린다.


나는 그런 사람들과 아예 대면조차 하지 않는다. 곧 닥칠 적군을 상대하는 곳에 내 생명력을 오롯이 집중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걸 리스크라고 한다. 그리고 리스크 한 삶을 살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을 자초하는 삶이다. 근거는 숫자로 나타난다. 누구의 주관이 아닌. 


나는 주로 경제를 이야기한다.





투자를 기술적인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식하게 강력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다 허사다. 돈을 못 번다는 이야기이다.


기술적인 투자를 통해 돈을 벌려면, 십중팔구 계좌 음전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그 기간은 몇 시간 몇 분 단위가 아니라 며칠, 몇 주, 몇 달, 심하면 몇 년이 될 수도 있다. 


전 연준 의장 '엘런 그린스펀'조차 미래의 장기 금리가 어떻게 되고 경제가 어떻게 될지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했다. 나라고 별 수 있겠는가. 나도 모른다. 이거 안다고 떠벌리는 놈들은 죄다 사기꾼이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것만이 말 그대로 최선의 수이다. 


지금은 주말이고, 장이 열리지 않는다. 내가 지금 상황에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글을 열심히 쓰는 것이다. 다 아물지 않은 발바닥 염증을 잘 치료하는 것이다. 푸시업을 하는 것이다. 풀 업을 하는 것이다. 돌아오는 월요일에 어떻게 매매를 할지 미리 시나리오를 생각해 놓는 것이다. 다음 주 토요일에 있을 총회 준비를 좀 더 해보는 것이다.


이대로 손가락 빨다 죽을 순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반격을 해야 한다. 





명량해전을 생각해 보자. 조선 수군 33척 대 왜선 133척의 싸움이었다. 이순신 장군은 나라에서 아무것도 조달받지 못했다. 스스로 군수물자를 조달했다. 열세임에도 물길을 보러 다니며, 최선의 스팟에서 전투를 하려고 노력했다. 수군들의 사기가 자신의 그것만큼 따라오지 못하자, 그들의 막사를 불로 다 태워버리기도 했다. 돌아갈 곳을 없애버렸던 것이다.


전투가 시작되고 모두가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 자기 함선부터 적진 한가운데로 돌격시켰다. 다른 수군들의 사기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 그렇게 했을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싸움이지만, 아무튼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목숨을 걸 정도로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이 집안에서는 내가 그 역할을 맡게 되었다. 어느 집안이나, 어려운 집안이라면 이러한 캐릭터가 꼭 필요하다. 집안을 대대손손 가난에 허덕이게 만들고 싶지 않으면 말이다.


독자분들 중에 어떤 분들은 내게 행복이나 즐거움을 기원해 주는 댓글을 쓰시는 분들이 있다. 좋은 마음에서 그렇게 써주신 것임을 알고 있다. 마음이 따듯한 분들이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행복이나 즐거움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건 내 목표가 아니고, 내가 갖고 싶은 것 또한 아니다. 관심이 없다. 정말로 그렇다.


내가 갖고 싶은 것은 자유이고 독립이며 승리이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고통, 고독, 부조리가 닥치는 것이 정상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돌연 내 삶에서 사라진다면, 내가 "off - track" 했다는 신호이다. 심각하게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좋지 않은 시그널이다.


그래서 고통은 언제나 내 곁에 머물러야만 한다. 나는 그러길 바란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곳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 심할수록, 더 정확히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내게 행복과 즐거움을 기원해주지 말라. 나는 그것이 내게 해롭다고 여긴다.


내게 승리를 기원해 달라.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다.



천둥송 - 19곰 테드

https://www.youtube.com/watch?v=qe6puuj3iHg



'언더독'의 2번째 원고(한글) < From Zero > : https://kmong.com/gig/580431


< 언더독 총회 > 제1회 예약진행상황 


24.06.22 현황 : 11석 예약 확정 (잔여 좌석 : 1석 / 25일에 예약 마감하겠습니다.)

장소 : 오픈 채팅방에 공지되어 있음.(서울 영등포구)

시기 : 2024.06.29 7PM 시작 (2h)

참가 비용 : 오픈 채팅방에 공지되어 있음.

언더독 총회 <제1회> 카톡 오픈 채팅방 URL : https://open.kakao.com/o/gLGt97wg

[입장 비밀번호 : 1995]



이전 09화 영춘권을 하고 있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