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95년생이다.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하는.
나는 조직을 거부한다. 조직의 꺼림칙함을 일찍 깨우쳤다. 스스로를 위해 일하게 되었다.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용기와 예술을 볼 수 있는 삶이다.
언젠가 여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고 싶다. 내가 먼저 책임을 잘 완수하는 듬직한 사냥꾼이 되어, 미래의 와이프가 여성스러운 모습을 잘 보존할 수 있게 하려는 그림이 있다.
잘 보존된 여성의 모습은 나에게 보람을 준다. 내가 지켜낸 거울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여자는 내 몸과 마음을 잘 돌볼 것이다. 내 아이를 잘 키워줄 것이다.
그것도 여자 나름이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 명쯤 있지 않겠나'하는.
아무 근거도 없는 희박한 확률 놀음을 혼자 해볼 때가, 가끔 있다.
이 남자의 삶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성취, 존경, 유능함, 자신감, 투지가 있다. 끊임없는 폭력과 피아식별이 안되는 싸움, 잔인함과 비참함이 있다. 그래서 흉터와 장애가 있다.
이러한 조합들이 얽히고설키면, 예술성이 발현된다.
나는 그것을 글로 표현할 줄 안다.
이 삶의 예술은 희망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희망이라는 것은, 어쩌면 언젠가는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말한다.
남성의 삶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젠더 속성 때문에 그렇다.
우리는 각자가 각자에게 잠재적인 적군이며.
모든 것은 경쟁이며.
그 사이사이 발생하는 일들의 장르는 누아르이다.
애초에 희망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오히려 남성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다. 거기서부터 발전이 시작된다. 발전이 시작되면, 물리적인 진전이 있게 되고. 그러다 보면 충직한 아내를 만나 2세를 보게 된다고 생각한다.
'생각한다'라고 썼다. '된다'라고 쓰지 않았다.
한마디로 우리는 평생을 장님 신세로 전투기를 몰아야 하는 것과 같다.
이 잔혹함 속에 아름다움이 있다.
용기라는 것은 두려워하지 않음을 뜻하지 않는다. 두려움을 아주 많이 느낌에도, 두렵지 않은 척하며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을 말한다.
남들이 우물쭈물할 때, 가장 먼저 발을 들이고. 가장 나중에 발을 빼는 것을 말한다.
나는 이것을 잘한다. 그래서 깡 좋다는 이야기 듣는다.
전투기를 몰고 가는 것에 있어서, 살아서 돌아갈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있을지 모른 채 전투를 한다는.
이 상황에서.
그럼에도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다. 칠흑 같은 야간이거나 시계 불량이라면, 레이더를 열심히 보며 비행해야 한다. 소리, 등화, 무전 내용에 감각을 곤두세우고 몰아야 한다. 그게 파일럿이 해볼 수 있는 최선의 방도이다.
압박감 속에서 이 일을 누가 가장 오래 그리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게임이다.
이 고통을 가장 오래 견디는 사람에게는 아름다움이 있다.
단순히, 다른 이의 경외감을 자아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경외감이라는 것은, 내 스토리가 다른 이의 가슴을 흔들었다는 것을 말한다.
나는 20대 초반에 블루컬러 일을 했다. 가난한 집에서 시작하여, 상류 계층으로 가기 위해서는 거쳐야만 했다.
동료들이 죽거나 실종되었다. 나 역시 수차례 죽음이나 실종에 가까워 보았다. 왼쪽 가슴에는 금속 파편이 박힌 흉이 져 있다. 오른쪽 눈썹에는 7cm 찢어진 흉터가 있다. 손등도 찢어져 있다. 새끼손가락 뼈는 복합골절이 되어 영영 완전히 구부릴 수 없게 되었다. 외상으로 인한 신경 손상이 있어, 왼쪽 발가락 3개는 힘이 잘 들어가질 않는다.
철이나 쇠가 긁히거나 구부러지는 소리를 들으면, 식은땀을 흘리고 심박수가 올라간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곳에 있어도 그렇다. 그래서 지하철을 잘 못 탄다. 버스를 많이 탄다.
뒤에 누군가가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뒤에 누가 있으면 반드시 기둥이나 장애물을 사이에 두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혼자 공공장소를 가면, 늘 코너 자리에 머문다.
가끔 스트레스가 심한 날에는, 과거 필드에서 발생했던 산업사고 악몽을 꿀 때가 있다. 그래서 잠을 잘 못 잘 때가 있다.
7년 전, 죽은 동료들이 꿈에 나온다.
나는 한참 비행 중이다.
중간에 땅으로 꼬꾸라질지, 공중에서 폭발해버릴지 나도 모른다.
나는 희망을 완전히 포기하여, 내가 해야할 일을 물러서지 않고 할 수 있게 된 것일 뿐이다.
이 글을 읽는 이가 남자고. 승리와 성공, 자유와 독립을 염원하는 사람이라면.
희망을 완전히 버려라.
이것은 나쁜 조언이 아니다. 정말 좋은 조언이다.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인지한 채로. 이것이 자살 미션이라는 것을 잘 인지한 채로.
그럼에도 자진하여 포화속을 비행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Space song
https://www.youtube.com/watch?v=GimqOe-Yb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