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을까
이런 삶인 줄 짐작조차 못 했을까
차디찬 겨울만 견디면 될 줄 알았을까
살랑바람이 제 편이라 믿었을까
고와진 봄빛을 환대로만 여겼을까
주목받기 시작하니 더 활짝 피고 싶었을까
찰나의 영광 누려보지도 못하고 비에 젖어 내릴 줄 진정 몰랐을까.
알았겠지
이런 삶인 줄 알고도 그랬겠지
해가 지면 추운 밤이 오듯이 다가올 순서를 생각했겠지
봄바람의 배신도 장렬히 받아들였겠지
눈 부신 햇살이 마지막까지 간절했겠지
꽃잎 떨어지면 천대받을 숙명이니 끝까지 피었겠지
어차피 가야 한다면 봄비 타고 가겠다고 눈물 흘렸겠지.
#라라크루 #갑분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