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희정 Apr 14. 2024

벚꽃

몰랐을까

이런 삶인 줄 짐작조차 못 했을까

차디찬 겨울만 견디면 될 줄 알았을까

살랑바람이 제 편이라 믿었을까

고와진 봄빛을 환대로만 여겼을까

주목받기 시작하니 더 활짝 피고 싶었을까

찰나의 영광 누려보지도 못하고 비에 젖어 내릴 줄 진정 몰랐을까.

     

알았겠지

이런 삶인 줄 알고도 그랬겠지

해가 지면 추운 밤이 오듯이 다가올 순서를 생각했겠지

봄바람의 배신도 장렬히 받아들였겠지

눈 부신 햇살이 마지막까지 간절했겠지

꽃잎 떨어지면 천대받을 숙명이니 끝까지 피었겠지

어차피 가야 한다면 봄비 타고 가겠다고 눈물 흘렸겠지.



#라라크루 #갑분글감

매거진의 이전글 너에게 가는 길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