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대중에 대해
군중심리에 의하면 개인과 군중들의 비판적인 사고나 이성에 역할은 차이가 있다고 한다. 개인이 군중보다 앞서며, 군중은 단순하고 공격적이며, 과정적이며, 감정적이고, 충동적이다. 그들은 범죄를 저지를 수 도 혹은 영웅적인 행위를 할 수도 있다고 한다. 모든 권력이 하나로 쏠려있었던 왕권 정치 시기에는 군중의 역할을 크게 중요하지 않았으나, 과학, 기술력, 문화 등 다방면에서의 발달과 시민 계층과 도시의 탄생은 권력의 흐름은 개인에게서 군중으로 흘러갔다.
군중들의 우매함에 대해, 군중들은 감정적이며, 과장된 어떠한 가치나 목표가 정해진다면, 그것이 도덕적이든,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든, 이를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경향이 있다. 이때 군중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비판 능력과 이성 능력은 현저히 떨어지며,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의 소속감이나, 공동체에서 정해진 가치에 자신을 끼워 맞춘다. 그 가치에 따라 군중은 폭도가 되기도, 영웅이 되기도 하는데 군중들의 심리는 하나의 원인으로 정의 내리기는 힘들다. 그러나 군중들이 속한 국가나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거나 혹은 그들의 전반적인 삶을 보면서 평가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은 어떠한가? 전통적인 공동체성이 상실하고 개인의 가치와 개인 중심주의가 중시되는 오늘날에는 개인의 가치가 중시된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삶의 의미나, 자신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찾는 경향을 보이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직접적으로 찾지 않는다 하더라도, 공동체에서 규정하고 따르는 어떤 가치를 자신의 인생에 끼워 맞춘다. 이렇게 진정한 ‘나’의 상실과 나를 찾으려는 시도의 상실은 올바르게 나와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함에 문제를 일으키고 더 나아가 개인의 삶을 공허하게 만든다.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스스로 찾지 못하였기에 개인은 텅 빈 상태로 외부적 가치를 채움으로서 순간적인 쾌락을 즐기려 하고, 또 관계 속에서 찾으려고만 시도한다.
오늘날의 대중들은 위와 같은 시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미 모든 이들이 공동체나, 다수가 따르는 가치에 자신의 인생을 끼워 맞추기 바쁘다. 그 가치는 직업이든, 브랜드 물건이든, 집이든, 유행이든 다양한 것들이 될 수 있다. 오늘날의 대중들은 쉽게 현혹된다. 이제는 무엇이 진실이고 진실이 아닌지 찾기 힘들어졌다. 권력을 지닌 누군가는 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어떤 가치를 대중들에게 노출시킨다. 이 미디어라는 것은 다수가 따르는 어떠한 가치들을 만드는 수단으로써 앞서 언급했듯 누군가에 의해 방향이 정해졌다면 다수의 사람들은 그 방향대로 자신의 가치나 목표를 상실하고, 마치 최면에 걸린 듯 그 방향으로 나아간다. 여기에 미디어는 우매한 군중들을 만드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권력이 개인에서 다수로 옮겨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 권력이 소수의 사람에게로 다시 돌아왔다. 아니면 애초부터 대중이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소수의 권력자들은 대중을 법과 제도, 사회의 암묵적인 규범이나 가치, 교육, 미디어를 통해 속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치 대중이 권력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날의 연예계 뉴스나, MBTI와 그리고 보편적이고, 포괄적이며 감성적이기만 한 게시글과 같은 것들은 마치 대중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게 가리며, 더 나아가 올바른 판단을 못하게 만들며 개인 자신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찾지 못하게 하여 익명의 권력자들이 원하는 가치대로 행동하게 하는 꼭두각시들을 만드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