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남이 들어왔다2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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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연하남이 들어왔다-1 (brunch.co.kr)
그녀는 그대로 기절했고 나는 당황해 순간 어쩔 줄 몰랐다.
흔들어 깨울까? 아.. 어떡하지?!
아니다. 의사!!
나는 전화를 하면서도 그녀 어깨의 붉은 상처를 보며 안절부절했다.
'확실해. 해파리다...'
사람들에게 알려야 했고 소민누나는 걱정에 뛰어왔다.
J라는 여자는 걱정하는 건지 하는 척인지 모를 표정이었다.
아무튼 사람들은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줄곧 그녀를 돌봐야 했다.
소민누나가 옆자리를 지키겠다고 했지만 내가 한다고 말했다.
내가 하고 싶었다.
- 내가 진아 누나 지켜볼께요
파도소리가 철썩철썩
반쯤 열린 창문으로 옅은 햇살이 들어오고 기분 좋은 바람도 불어왔다.
그녀가 기절한 지 3시간쯤 지났을까.
여전히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열은 대충 잡힌 것 같았다. 내가 해준 물수건이 효과가 있었을까.
해파리에 쏘였지만 다행히 심하지 않았다. 열이 올랐기 때문에 주사를 놔주고 약은 당분간 먹으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는..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열이 내려서인지 평온한 얼굴로 잠들어 있었다.
길고 가느다란 속눈썹.. 인형같이 오뚝한 콧날. 발그스레한 입술. 하얗고 투명한 그녀의 피부는 만지면 금방이라도 붉게 올라올 것 같았다.
필리핀의 따가운 태양 빛은 그녀의 피부에 분명 좋지 않을 텐데..
별게 다 걱정이고 난리다.
그 얼굴을 계속 보고 있자니 정말로 빠져들었다.
확실히 예쁜 얼굴이다. 내가 예쁜 사람에 끌리는 속물이었다니. 하지만 이 여자는 예쁘기도 했지만
어딘가 모를 매력이 있었다. 왠지모르게 지켜주고싶은?
게다가 이렇게 아파서 누워있다니..
그녀를 지키지못했다는 자책감도 들었다.
첫 다이빙의 영향일까... 자꾸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건 착각이아니었다.
'잠깐.. 끌린다고?'
아파서 누워있는 사람을 보고 예쁘다. 빠져든다. 끌린다. 같은 생각이나 하고있다니..
내가 제대로 미쳤나?
하지만..지키지 못해 미안해... 그 마음이 더 컸던건 사실이다.
물수건이 툭 하고 떨어져 바닥에서 주어 들었다.
'이런.. 빨아야겠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커다란 눈망울에 걱정을 한가득 담고 그녀는 나를 보고 있었다.
- 정신이 좀 들어요? 나 진짜 심장 멈추는 줄...
- 어떻게 된 거예요? 얼마나 있었던 거예요?
- 흠.. 한 3시간 정도.. 그냥 잠든 것 같길래. 근데 열이 계속 나서
나는 들고 있던 물수건을 슬쩍 보여주었다.
-저희 리조트 담당 의사가 계셔서 왔다 가셨어요. 여기 어깨. 해파리한테 쏘인 자국 있어요.
언제 그랬는지 모르겠죠?
- 아?! 해파리?? 아.. 그러고 보니.. 어제 따끔한 느낌이 났었는데...
-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어쩌다 손님들이 작은 해파리에 쏘이기도 해요
근데.. 이만 하길 다행이에요.. 진짜 큰일 날 수도 있어요..
나는 솔직히 그녀를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커져갔다.
해파리야 어디서 나타나 쏘는지 아무도 모르는 거지만..
그래도 더 자세히 더 철저히 그녀를 지켜봐야 했고 지켜야 했다.
생각하다 보니 괜스레 울컥해졌다. 이 마음은 그냥 죄책감 때문일까?
그녀를 지키지 못해서?
- 계속 여기 있던 거예요? 내 옆에서?
... 아픈 사람 놔두고 어딜 가겠어요?
아.. 친구분들은 오늘 일정 나갔어요. 유 강사 님이랑 소민누나가 케어할거고.
- 아... 어떡해요.. 제가 민폐 끼쳤네요..
' 민폐라니 이 와중에 누굴 배려하는 거야?'
- 그러고 보니 저거 못 먹었네...
그녀의 시선이 멈춘곳은 다 식어 버린 판데살과 스프였다.
- 아 맞다.. 다시 가져올게요. 좀만 기다려요!
- 아.. 아니 괜찮은데..
이 여자는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남을 배려하는 건지..
- 아 좀!...... 본인 몸 챙길 생각 하라고요... 그리고 지금은
음... 제가 그쪽... 아니 누나 몸 챙겨줄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요.
괜시리 울컥해 그녀에게 소리높여 말했다..
'이게아닌데...사실은 미안하다고말하려 했는데..'
나는 그녀를 챙겨야 할 의무가 있다. 아니 책임이었다.
확실하다. 난 그녀를 지키고 챙겨야할 책임이 있다. 내 손님이니까.
하지만 다만...그것 뿐인가?
아니다.. 확실해..그 것 뿐만은 아닌게!
'부담스러울까..? ?'
- 혹시 내가 부담스러워서 그래요?
- 그게 무슨...
- 싫은데 내가 옆에 있어서 그러냐고요..
- 아니.. 그게 아닌데.. 진짜 괜찮으니까. 가서 일 봐요..
- 내 일은 지금 당신 돌보는 거예요!
나는 해파리가 그녈 쏜 게 너무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그녀 옆에서 지켜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그런데 자꾸 자기 몸 생각하지않고 나를 더 걱정 하다니..
이 여자는 본인이 아파도 아픈 기색을 하지 않는 사람인 것 같다.
뭐 때문에 그렇게 강한 척하는 건데. 지켜주고싶게..
그녀의 얼굴이 다시 발갛게 올라오는 게 보였다.
나는 다시금 그녀의 이마에 손을 올렸다.
그녀가 잠깐 주춤했지만 나는 내손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고 나는 가만있으라고 눈빛을 보냈다.
- 어? 열이 또?
그녀의 볼이 점점 더 발그레 붉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