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말을 반복하게 하는•같은 말 또 하시는 부모님들
나이가 벼슬인 줄 아시는 부모님들 꼭 가정에 있지 않은가? 반 백살이 되시면서 깜빡거리시는 경우도 많고, 술만 같이 한 잔 했다하면 했던 말씀 또 하시고, 분명 어제 말했는데 기억이 안 난다면서 아이처럼 우기시는 부모님들. 논리가 부족하면 말버릇이나 태도를 문제삼아 “싸가지 없는”아이로 공격하지는 않은가? 나도 엄빠 나이가 되면 다 이해가 될까? 지금의 나는 ‘나는 부모가 되면 저러지 말아야지’하는데, 모르지 미래의 나의 아이에게 똑같이 저럴 수도
너도 나중에 너 닮은 아이 낳아서 지금 내가 겪는 심정 똑같이 겪어봐
엄마라면 응당 하는 단골 레파토리. 그러면 자녀들은 “나는 아이 안 낳을 건데?” 로 맞받아친다. 그러면 얘가..얘가 부터 시작되는 문장으로 “그래 애 낳는지 안 낳는지 보자. 부모 맘에 못 박는 소리만 하네”로 이어진다. 부모의 나이가 되면 성격과 가치관이 조금 달라지면서 하는 말과 행동이 달라질까? 틀린 걸 알면서도 어린 사람들에게 잘못을 인정하는 게 힘들까?
사실 성인이 되면서 바뀐 생각이 있다. 다들 중고등학교 때 교생 선생님을 보면 엄청 어른 같고, 엄빠가 다 알고 있는 신 같았던 경험 있지 않은가? 근데 지금 내 나이 스물 넷, 미주(가명)씨는 지금 아빠와 결혼해서 일년 뒤에 오빠를 낳는다. 나는 지금 나의 직장도 불안정하고 집도 차도 없는데, 남자를 만나 몇 개월 연애하다가 가정을 꾸린다? 절대 못 할 것 같다. 그러고 나도 나를 컨트롤 못 할 때가 많고, 정신적으로 성숙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나 닮은 생명체를 만들어 낳아 기를까? 어른도 어른이 처음이었던 것이다. 아빠도 엄마도 각자 부모가 처음이었기에 우리를 키우면서 많은 실수와 의도치 않은 우연이 있을 수 있었겠다싶다. 그럼에도 가정의 주축을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강인했던 면만 보였을 것이고, 힘들고 지치는 와중에도 책임으로 쓰러지지 않았을 것이며, 모성이든 부성이든 선천적으로는 처음부터 없었을 수도 있었으나 둘이서 사랑으로 한 가족을 지킨 것이다.
앞서 써 내려간 것들을 읽어보면, 두 분이 깜빡하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은 애교로 넘어가야겠다. 30여년간 고생한 몸과 마음을 이 정도로 포용 못하는 자녀가 될 수는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