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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혀니 Jul 06. 2022

막걸리, 칵테일로도 드셔 보셨나요?

팔팔막걸리

팔팔막걸리.
노오란 뚜껑과 숫자 ‘8’ 옆으로 뉘어 붙인 레이블이 인상적이라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 처음 마셔볼 때에도, 오랫동안 알던 반가운 막걸리(?)를 만난 기분이었다.

지난 포스팅과 마찬가지로  친구도 여수 여행 중에 방문한 해달별담에서 마셔 보았다.



사이다 같은 향과 은은한 쌀 향이 먼저 느껴진다. (어딘가 할머니 집이 연상되는 정겨운 쌀 향..)

맛도 그 향과 가깝게, 어딘가 부드러운 우유 향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식혜가 생각나기도 하는, 그리고 여름의 청량감이 떠오르는 맛이었다.

그날의 두 번째 안주였던 차돌 숙주볶음과 함께 즐기고 있는데 사장님이 쟁반을 들고 다가오셨다.


“팔팔 막테일, 드셔 보셨나요?”


팔팔 양조장에 직접 방문해 배워오신 레시피라고. 퇴근 후 한 잔 하면 진짜 맛있다는데, 나 진짜 큰일 났다. 이렇게 막걸리에 스며드는 기분이다. 이번 여름에는 술 냉장고를 하나 사둘까..? 퇴근 후에 맥주 아니면, 막테일 한 잔 하게.. ㅎㅎ

토닉워터와 막걸리를 섞어, 라임 조각을 넣고 완성하는 꽤 간단한 레시피였는데, 막걸리만 마시기 부담스러운 술찌 친구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맛이었다. (최고..!)


전체적으로 마시기 쉬운 맛인, 이 팔팔 막걸리는 어느 한식이나 가볍게 곁들이기 좋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바삭한 모약과와 함께 여름에 평상에 앉아 시원하게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힙한 노란 레이블에, 막테일을 만드는 팔팔 양조장.

김포에 위치해 있으며 밥을 지어도 맛있기로 유명한 ‘김포금쌀’을 사용해 빚고 있다고 한다.


88 막걸리가 88인 이유는 쌀을 수확하기 위해 농부는 ‘88’ 번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말과 사장님이 ‘88’ 년생 이셔서, 이 숫자에서 올림픽이 연상된다는 이유가 엮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팔팔 막걸리를 구매하면 받을  있는 힙한 안내카드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나는 일만 가지 막걸리 레시피를 아는 사람은 두렵지 않지만, 한 가지 레시피를 만 번 주조한 사람이 두렵다.”-브루스 ‘한순.

브루스 한 순리라니ㅋㅋㅋㅋ사장님 mz세대 맞는 ..

알아보니 표문 막걸리와 나루생으로 알려진, 한강주조의 창립 멤버이시기도 하신 젊은 사장님은 원하는 맛을 내기 위해 수없이 많은 실험을 거듭하셨다고 한다.

현대화, 자동화된 막걸리 양조를 위해 기계 설비도 직접 알아보고 제작하실 도라고 한다.

(우리 파티쉐들이 마음에 드는 몰드가 없어 직접  몰드 제작에 나서는 그런 기분일까..?)


요새 다양한 막걸리를 접할 기회가 많은데, 그 덕에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막걸리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고 있다.

일단 아버지가 드시는 투박한 이미지의 술이라던가, 대학  사이다, 소주와 섞어 폭탄주처럼 마시고 다음   기억과 성적을 앗아간 술이라던가. 하는 불명예스러운 편견들 말이다.


 다양한 막걸리를 마셔보고,  각자 양조장의 철학을 알아보다 보니, 정말 언젠가는 막걸리도 와인처럼 세계시장에 유통되고, 지역별로 (와인시장에 떼루아가 있듯) 양조장을 찾아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우리 모두 화이팅!

마지막으로 일본에 막 도착했던 뽀시래기 시절에 만든

모약과 사진을 첨부하면서

퇴근 후 가볍게 이 막걸리를 즐겨보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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