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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혀니 Jun 25. 2022

주정강화 와인, 아직도 안 먹어 봤니?

콥케포트

19% / 750ml


누군가 나에게 어떤 와인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포트요!’라고 외칠 것 같다.

언젠가 다이닝에서 서비스로 받은 디저트 와인이 맛있어서 그 종류를 물어보니 ‘포트와인’이라고 했다. 그날도 대낮부터 알딸딸한 날이었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와인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보틀이라도 찍어둘걸) 하지만 그 이후로 와인 종류가 많아서 고민이 될 때는, 주저 없이 “저는 포트와인이 좋아요! “라고 외칠 수 있게 되었다.


포트와인은 포도를 발효하는 것으로 완성하는 일반 와인과는 다르게 발효과정 중간에 와인을 오크통으로 옮기고 브랜디를 넣어, 숙성을 시킨 와인이다. (주정 강화 와인)

이렇게 브랜디를 중간에 넣음으로 인해, 포도 속의 당분이 알코올로 변하지 못하고 남아서 당도가 더 높고 알코올 도수 또한 19도 정도로 높은 편이다.

포르투갈 와인이기도 한데 영국과 프랑스의 전쟁 중에 성장했다는 그 역사는 일단 뒤로 하고, 일단 포트와인으로 접근성이 좋은 ‘콥케’에 대해 알아보자.


현존하는 포트 와이너리 중 그 전통이 가장 오래되었다는 코베 와이너리. 1638년 니콜라우 콥케에 의해 시작된다.

여러 세대에 걸쳐 와인 판매를 이어오고, 1781년 두오로 지역의 농장을 구매하면서 본격적인 와인 생산자로 변모한다. 1922년에 ‘Quinta de São Luiz’를 인수하여 지금까지 그곳에서 와인을 만들고 있다.


이곳은 포르투갈이 오랫동안 포트와인의 생산지로 규정해 온 두오로강의 상단 타부아코에 위치해 있으며, 높은 언덕 (최소 고도 77m~ 최고 고도 446m)에 위치해 있다

때로는 40도를 웃도는 높은 기온과, 포도 수확 후 포도를 언덕 밑으로 이동시켜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많아 생산비용이 높지만, 몇 세대에 걸친 연구, 그리고 포도를 수확하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좋은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포도재배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투리가 나씨오날(포르투갈 토착품종), 투리가 프란카, 투리가 로리즈, 비오지뉴, sousao, 베르델료 품종을 이용해 와인을 만들고 있다.


이곳 Quinta de Sao Luis는 지금도 두오로 지역을 대표하는 곳으로 손꼽히며, 와이너리 투어도 가능하다고 한다. 시음 와인의 종류와 잔의 수에 따라 ‘14~80유로’를 내면, 다양한 콥케 와인을 마셔볼 수도 있다고 하니 언젠가 포르투갈 여행을 간다면 꼭 정말 꼬옥 방문해야지


 콥케의 포트와인은 오래된 역사만큼 그 종류가 다양하다.

내가 처음 접했던 콥케는 ‘콥케 루비 포트’로, 포트를 처음 접한 사람도 즐길 수 있을 만한 달달한 레드 와인의 맛이다. 달달하고 향긋한 과실 향과 단맛이 기분 좋게 올라오며, 와인잔에 얼음을 채워 넣고 먹어도 그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접해본 콥케가 ‘’콥케 루비 리제르바 포트’. 기존 루비 포트를 최소 5년 이상 오크통에 숙성시킨 와인이다. 첫 모금을 입에 머금었을 때 제일 먼저 ‘잘 졸여 낸 과일잼’ 같은 풍미가 느껴졌다. 그리고 사알짝 오크향이 올라온다.(같이 먹었던 꾸덕한 밤 폭탄 치즈케익과 최고 궁합이었던ღ )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에 접해 본 콥케 타우니 10년 산 와인은 견과류와 말린 과일 향이 난다.

와인에서 너티함을 느껴본 게 처음이라서 살짝 당황했었던 기억이 난다. 기존의 포트와인에서 느꼈던 과실 향은 적었지만 견과류의 맛과 벌꿀, 캐러멜 같은 같은 진한 향이 머릿속에 남는 그런 맛. 디저트와도 잘 어울리겠지만 살짝 짭조름한 치즈와의 마리아쥬가 더 좋을 것 같다.


알아보니 20년, 30년 산으로 넘어갈수록 향이 진해져 벌꿀뿐만 아니라 바닐라, 캐러멜, 심지어 올리브 오일 같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정말 좋아하는 와인이다 보니까 점점 말이 (많이) 길어졌는데, 일반적으로 디저트와 가장 잘 어울리고, 종류에 따라서 식전주로도 좋은 콥케 포트 와인! 다음번에는 20년, 30년 산도 꼬옥 먹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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