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9.18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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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6년 전까지 엄마,아빠가 살았던 친정집 마당에, 대추나무랑 무화과나무가 한 그루씩 서 있었다.
그래서 그때까지 대추와 무화과는 사 먹어 본 적이 없었다.
여름이면 익어서 따놓은 무화과가 여름 내내 거실에 있어도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니, 나에게 무화과는 인기 없고 흔해빠진 과일이었다.
그때 나는 무화과가 고급재료인줄도 몰랐을뿐더러 이쁜 디저트에 올라가있는것도 본 적 없을 때였다.
게다가 어렸던 나는 무화과가 속이 징그러웠고, 맛도 니맛내맛도 아닌 애매한 단맛이 들큰하여 싫어했는데 오륙 년 전부턴 철이 되면 연중행사처럼 한 번은 구입하게 되었다. 따 먹을 수있는 나무가 없어져서 그런지 사먹게 된거다.
(무화과나무 있던 집에서 이사를 한 시기랑 얼추 비슷하네~~ㅎㅎ)
이유라면….어른 입맛으로의 변화와 이 계절에만 즐길 수 있는 거란걸 머리로 알게 되어서겠지!
마트에서 무화과를 발견하고 사려고 보니 물건이 썩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살까 말까 고민하며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그러다 잠시 생각!!
‘이렇게 재다가 올핸 못 먹을 수도 있겠다’ 싶어 두 손으로 조심히 모시고 왔다.
마트에서 나오는 길에 열린 오일장 과일 매대를 보니 무화과는 눈에 띄지 않는다. 휴~~~~다행이다.
집에 와서 뚜껑 개봉, 역시나 너무 익어 무른 상태, 난 덜 익은 듯 단단한 식감이 더 좋은데…
겨우 먹게 된 올해 끝물 무화과
너 반가웠다.
인별 : @soonny_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