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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쑤니 Dec 01. 2023

새 아파트로의 이사 1

목돈이 필요하다

곧 다가온다.

그날이..


이 지역으로 이사를 온 지 11월 22일 이면 만 12년이 된다.

삼 년 전 나에겐 별 동의도 없이 남편은 아파트 청약을 하였다. 난 강하게 반대하지 않았고, 모델하우스 탐방을 함께 하였기에 암묵적 동의로 알아차렸을 테다.

(그동안 우리는 모델하우스 보러 가는 일을 끊임없이 하고 있어서 잠시 새로운 아파트 감상한다 셈 치고 재미로 들렀다 오면 그만이었기에 쉽게 여기기도 하였다.)


하긴 나도 새 아파트로 이사 가고 싶은 마음 하나만이 크게 작용해서 순순히 흘러가는 대로 두었던 것 같다.

덜컥~ 마음 두었던 동, 층수에 당첨이 되었다.

대개는  동이 마음에 안 들거나 층수가 원하는 조건에 맞지 않아 당첨을 과감히(마치 부동산투기업자가 영 가망 없는 땅에 관심도 두지 않는 것 마냥) 포기한 적도 몇 번 있는데, 이 번엔 찐인가보다.


그 당시, 나는 별로 관심 없는데 남편이 일을 저질러서 맘에 딱 들지도 않는 아파트분양을 받게 됐다는 식으로 주위 몇몇에게는 넋두리를 해댔다.


삼 년이란 시간이 어찌 지나갈까  까마득했지만 계약 몇 달 후에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덮었고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엎친데 덮쳤다.

그러니 모든 물가가 올랐고 공사 자재값도 장난이 아니었다. 그러니 그 후에 분양을 하는 새 아파트들은 치솟은 자재값을 반영하여 분양가를 내놓았는데 남편이 계약한 우리 아파트보다  일억은 족히 오른 금액이었다.

그래서 그 날이후 난… 그때 남편이 한 계약은 잘한 일이다. 최근 가장 싸게 잘 산 아파트라며 속도 없이 좋아했다.


내가 몇몇 지인에게 했던 넋두리 때문인지 요즘, 우리 집 이사를 궁금해하는 인사로 되물어지곤 한다.

“입주 언제야?”


그런데 정작 난 살고 있는 집을 겨우 며칠 전에 부동산에 매물로 내놓았다.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게 싫어 차일피일 미루었다. 그러다 새 아파트 잔금을 치르기 위해서는 대금이 바로 필요하기에 미루려야 미룰 수가 없었다.



어차피 집 매매와 잔금치르는 일은 딱 맞아떨어지기는 힘들겠다는 판단에 살고 있는 집 담보대출을 하기로 했다. 한두어 달 정도…..(내 단순한 생각)


안 그래도 은행들의 점포가 없어져 은행 가려면 멀리 가야 하는지라… 동네에 있는 농협과 새마을금고 두 군데를 찾아갔다.

별다른 조회도 하지 않고 대출이 안된다 하였다.

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대출인데도 전업주부라 안된다고, 5년 정도 전부터 그랬다고…세 상에

최근 대출을 안 해봐서 몰랐네.

어쩌다 나는 대출도 못 받는 사람이 된 건가?

허무, 뭔가 허~~ 해졌다.

하루종일 기분이 별로였다.

뭔가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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