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있었던 많은 일에 대해서
글을 쓴 지 오래됐기 때문에 어디까지 얘기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어떻게 정리해야 될지도 감이 안 잡힌다고 해야 하나. 흠.
1.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얼마 안 있다가 바로 혼인신고를 했다. 주변에서는 왜 벌써 바보같이(?) 혼인신고를 일찍 했냐고 했지만 단순하게 내 차를 합법적으로 남편이 운전하려면 혼인신고를 해야 했다. 주변에서 혼인신고를 안 했을 때의 이점들을 말하면서 일찍 할수록 국가에서 주는 혜택을 다 포기하는 거라고 얘기하긴 했지만 그걸 계산하기에 나는 정말 바보라서 결혼했으니 혼인 신고를 했다.
2. 그래서 어쩌다 밤늦게 응급실에 갈 일이 있었는데, 이래서 보호자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든든하구만.
3. 헬스장을 1년 치를 결제했다. 그전에도 6개월 간 다니고 있었지만 이 헬스장은 앞으로 1년 동안 망할 거 같지 않아서 그냥 1년 치를 결제했다. 매일을 남편 손에 끌려 헬스장에 끌려가는 중이지만 어쨌든 30분이든 1시간이든 뛰고 나면 뿌듯하다.
4. 매일 도시락을 싸던 일과에서 일주일에 한 번 도시락을 싸서 얼어놓는 방법을 찾았다. 하루 일과를 헬스장 다녀와서 샤워하고 다음날 도시락을 싸고 잠자리에 눕는 거까지 퇴근 후 일상이 너무나도 바빴는데, 미리 삼각 주먹밥을 만들어놓고 냉동실에 얼려 놓고 일주일 동안 냉동실에서 꺼내 먹는 방법으로 바꿨다.
(나는 작년 말부터 서울 점심값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점심을 싸가지고 다녔다. 남편 도시락은 아침용임.)
5. 남들에게 '남편'이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쓸 수 있게 됐다. 신혼여행 다녀와서 회사 사람들에게 얘기를 할 때까지만 해도 '남친'이라고 밖에 말을 못 했는데, 어느샌가 '남편'이라는 단어가 입에 어색하지 않게 붙었다. 그전에는 진짜 소름 돋았음.
6. 마트를 갈 때 행사, 세일, 원플러스원, 그램당 가격을 보게 되었다. 물론 그렇게 따지지 않고 구매해도 가계 사정에 크게 부담되지는 않지만 단순히 내 통장에서 나갈 돈이라고 생각이 들다 보니 기왕이면 더 저렴한 걸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아빠, 엄마가 사준다고 했을 때는 좋은 거 비싼 거 사고 싶음 ㅎㅎ
7. 가족이 늘어났다. 내 가족은 원래 엄마, 아빠, 동생 그리고 나. 이렇게 넷만이라고 생각했는데, 결혼을 한 뒤에 내 가족은 나와 남편, 둘만이 아니었다. 남편의 부모님, 남편의 형제들도 가족이 되었다. 예상 못한 건 아니었지만 직접 겪게 되니 결혼이 단순히 연애와는 다른다는 걸 점점 느끼는 중이다.
8. 결혼 전에는 무조건 반반이다. 반반이어야 공평하지! 하던 생각은 정말 현실과는 동떨어진 일이구나 느끼는 중이다.
9. 아이에 대한 생각이 점점 더 많아지지만, 그만큼 겁도 많아진다. 내가 .. 될까? 싶은 그런 생각.
그렇게 소소하게 큰 행복 없이도 행복하게 사는 중...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