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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Nov 13. 2024

깊은 정

어제 대상포진 주사 여판지 저녁에 밥 먹으러 소파에서 일어나는데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간신히 일어나서 걸어보니 휘청휘청...

언니한테sos콜.

'언니, 나 아파'

'잘났다. 남들은 안맞는거 돈 들여 맞더니'

'어카지? 내일 중요한 약속있는데'

'지금부터 자'

'9시도 안됐는데?'

그렇게 8시 즈음해서 작은방 침대에 폭 고꾸라져 용이 끌어안고 잠을 청했다.

일찍 잠자리에 들면 잠을 설치게 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게 약기운 덕???이었던듯 하다. 물론 정신과약도 한몫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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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지금 일어났다. 거의 13시간 잠을 자고 나서 보니 주사맞은 왼쪽어깨가 돌덩이처럼 벌겋게 원을 그려서 '내가 뭔짓을 하긴 했구나' 깨달았다. 직경 5는 돼보인다.  팔을 움직이면 곧바로 통증이 전달된다.아는놈이 더 무섭다고 두달후 두번째 접종을 어떻게하나 벌써부터 걱정이다.그때쯤 요령이 생기길 바랄뿐이다. 웬만해선 주사 따위에 무너지지 않는데 이놈은 강적이다. 혹시 맞을분들은 증상들을 잘 알아보길 바란다.. +미열.


새벽에 약모드로 보일러를 올려놔서 지금 집이 따스하다. 여러 이유로 빨리 빠져줘야 하는데 이렇게 새록새록  정이 들어가서 난감하다. 반년도 안 살았는데 깊은 정이 들어버렸다. 그래서 헤어지기 어려운, 불가능한 상태가 되면 어쩌나, 걱정이 앞선다. 이미 그리 된걸수도..어릴적 열날때 이마를 짚어주던 엄마 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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