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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Dec 28. 2024

illusion

탄핵열차에 올라탄 국무위원들을 보면서 '그좋은 머리로 교수나 하지 권력좋아하다 꼴 좋다'라는 조롱의 댓글을 달고나니 '교수나 하지'라는 말에 살짝 웃음이 나왔다.

깜냥도 안되는 내가 '교수'를 바라보고 공부하던 그 시절이 떠올라서다

스스로를 세뇌시키던 그 시절의 순진무구했던 나...것도 40이 다 돼서. 혹은 넘어서까지.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에 합격했는데도 결국엔 포기하고 무위의 시간을 몇년씩이나 가졌던 기억...

다 쓸모없는 일이다. 책머리 좀 있다고 되는게 아닌데도 넘봤던.

솔직히 몇푼 안되는 교수 월급이어도 그 정도면 안정적으로 살려니 했던거 같다.

예나 지금이나 늘 가난에 허덕이는 건 마찬가지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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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도 마음 한 구석엔 그 꿈이 똬리를 틀고 있다. 그래선가 지난밤엔 그 비슷한 꿈을 꾸느라 잠을 설쳐서 오늘아침 몹시 피곤하다. 괜한 일에 마음두지 않고 지금 하는일만 보고 내달려도 모자란 판에...

또 한가지 덧붙인다면, 교환교수까지 해서 캐나다나 서구에 가서 몇년씩 체류하는, 뭐 그런 상상도 했던 거 같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는 '어린날'이었고 그래서 그랬다고 너그럽게 봐주고 넘어가려 한다...


대행의 대행이 업무를 시작한 오늘, 또 며칠만에 탄핵 얘기가 나올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최상목과 이야기할 준비가 돼있다며 그들에겐 한참 어렵다는 우리말 이름을 또 바꿔서 언급한걸 보고 우리가 여러  사람 힘들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가 탄핵되면 또 누구드라...아우, 이제 이 나라는 3류에서도 밀려난 기분이다.



ps. 방금 관리실에서 전화가왔다. 혹시 개 키우냐고. 밤새 개짖는 소리가 들린다는 민원이 들어왔다고.

해서, 아니라고. 난 개 만지지도 못한다고 하고 끊고는 잠시 생각하다, 다시 전화해서 '옆집이 개 키우는데 그 녀석은 인기척이 들리면 잠깐 깨갱,하는 정도지 밤새 짖지 않는다'고 했더니,'아  참 난감하네요. 그 정도로 뭐라 할수도 없고'라며 통화를 종료하였다...


하필 이런글을 쓴날 이런 전화를 받았다는게...ㅋ






비오는 밤, 어느 으슥한 골목의 점멸하는 가로등 불빛만큼이나 바스러지기 쉬운 내 젊은 날의 흔적이 그 낙서들에 묻어있다. 해후와 영이별의 교차로에서 가슴 조이며 서러워 하던 우리 아팠던 젊은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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