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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Apr 08. 2023

에세이 <금지된 사랑은 없다>

이스트반 자보, 파랑새

이 영화역시 오래전에 보았고 최소한 너댓번은 본거 같다. 불어제목으로 기억하는데 <les oiseaux verts >즉, '초록새'인데 우리나라에선'파랑새'로 소개된걸로 안다.


이 영화는 1980년대 당시 동유럽의 상황과 두 남녀의 비운의? 사랑이 교차적으로 흐르는 독특한 구성방식을 택한다.


남녀 주인공 모두 의사고 그들은 2년마다 열리는 국제학회서 만나 사랑을 나누는 '불륜남녀'다. 처음 만났을때 여자는 미혼이었지만 남자는 이미 유부남이었고 그녀를 만나기 전에도 간호사 등과 스치는 연애를 자주 해온 어찌보면 플레이보이다. 그런 남자가 지적이면서도 순정적 사랑을 갈구하는 그녀를 만나면서  갈등에 빠지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그녀를 쳐내고, 그런일이 반복되면서 둘의 사랑은 더욱 깊어만 가고.그러다 지쳐버린 여자가 다른 남자와 결혼해 임신하고...뭐 이런 내용이다. 한마디로 남녀가 만나 '지지고 볶는'그런 스토리다.


movie< the green bird> by szabo. 1980


이스트반 자보가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정말 의사같은 두 남녀 배우가 훌륭한 연기를 해냈다.결국 남자의 아내도 이 사실을 알고 갈등하지만 결국 그녀, 즉 남편의 또다른 여자,의 존재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남자는 아내의 묵인하에 주기적으로 그녀를 만나러 간다..



우리 상식에선, 이게 될법한 얘기냐,하겠지만 영화는, 둘의 러브라인을 너무도 절절히 그려내 불륜을 넘어선 운명적 끌림으로 표현하는데 성공했다. 웬만한 내공이 없으면 안되는 부분이다.


자보로선 이례적인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것외에 자보의 작품을   본 기억이 없고 혹시 봤더라도 이렇게 뚜렷이 각인된게 없는터라  나는 자보, 하면 파랑새,가 즉각적으로 떠오른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금지된 사랑'이란 무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라고 할수 있는데, 사람의 감정을 그 무엇이 막는다는걸까? 하는 의문을 동시에 들게 만들기도 한다. 아내가 있는 남자, 남편이 있는 여자가 다른이와 눈이 맞아 관계를 맺는게 바람직하지야 않지만 그 감정까지 비난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나역시 몇번의 연애라는걸 해봤고 그 과정에서 상대가 다른 이성에게 끌리면 내 나름 쿨하게 결별했던 것 같다. 그부분,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해서.


istvan szabo 1938- hungary



이 외에도 '장벽을 뛰어넘은' 사랑이야기는 많은데 퍼뜩 생각나는건 스웨덴 영화 <언더 더 선>이다. 이 영화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법한 두 남녀가 격렬한 사랑에 빠지는 내용인데 중간에 훼방꾼이 등장하고...그런 내용인데 그 훼방꾼이 바로, 스웨덴의 전설적 영화 <엘비라 마디간>을 만든 보 비델베르그의 아들이었던걸로 기억되고 <엘비라>역시 사랑과불륜의 접점을 스마트하게 오버랩시킨 작품으로 이젠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라 할수 있다. 그리고 의과대학  정신분석 자료로 자주 회자되고 사용된다고 한다. 그부분, 영화를 직접 보면서 잡아내면 좋을듯 하다.


어린시절 내게 영화는 마법과 같은 것이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고 그만큼 자식들에게 관심을 쏟을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영화라는 매체는 나의 외롭고 소외된 부분을  온전히 채워준 대상이자 도구였고 그 결과 '세상에 금지된 사랑의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게 한것 같다. 행위와 감정을 굳이 분리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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