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스케줄 때문에
어제 집에 온 남친이
지금 노트북으로 클래식을 재생해놓고
잠들어있다
예전 내 방에서.
어제 치과일을 보고나서도
줄곧 새로 산 suv공부를 한답시고
몇시간을 차에만 틀어박혀 있더니
밤에 씻지도 않고 자길래
'남자들은 더러워'라고 쏘아붙이고는
내방으로 왔다.
자다보니 매캐한 냄새가나서
아니 이 인간이? 하고는냄새의 출처를 좇다보니
간크게도 앞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놓고 흡연중!
"안된다고 했다!"
했더니 궁시렁대며 담배를 끈거같다.
어제 썬바이저, 수납함, 트레이, 네비등
자동차 용품들을 어찌어찌 조립하고
튜닝해서 끼워놓고는
자긴 역시 천재였다며 박수를 치질 않나,
온갖 유치짬뽕 짓을 해대더니
그걸 기념한다고 근처 고깃집으로 행차해
난 쳐다도 못보는 닭발을 3인분이나 시켰다.
어이가 없어 난 돼지갈비를 1인분만 따로 시켜
우걱우걱....
맥주를 들이켜 둘다 집에 와서는 음료를 벌컥이고는
술끝의 짧은잠을 마치고 내가 먼저 일어났다.
그의 방에서,
그가 잠들어있는 방에서 들려오는
클래식 기타소리가 감미롭다.
스스로를 고품격이라 여기는
못말리는 뇌를 가진 저 남자가 최대한 오래
잘수 있도록 아침 먹은 설겆이도 좀 미뤄야겠다.
다음주에 잇몸치료가 잡혀 또 온다.
이참에 '안씻고 자는 더러운 남자의 얼굴'이나
실컷 봐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