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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돋움 Mar 04. 2024

사람 참 안 바뀐다..

정수리가 뻐근하고, 뒷목이 뻣뻣해져 온다. 나 열받고 있구나... 싶다.


요 정도면 막걸리 한잔 먹고 니나노~ 하면 쑥 내려갈 채증인지, 

말술에다 필름이 네댓 번 끊겨 줘야 좀 나아질 돌덩어린지 갑자기 확인하고 싶어 진다. 


눈으로 보기 전엔 긴가 민가였던 게 나의 홍채를 거쳐 망막에 상이 맺히는 순간 반드시 긴 게 된다.


스마트워치를 꾹 누르고 '거울아 거울아 누가 제일 이쁘니?'를 물어보듯 

'워치야 워치야 나 지금 열받았니?' 주문을 외듯 정성스레 화면을 들여다본다. 왼쪽 초록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빨간색 레벨 무지개를 그린 스트레스 도표에서 내상태는 오른쪽 끝으머리 붉은 다리 위에 위태롭게 걸쳐져 있다. 톡~ 건드리면 그냥 빨강 나락으로 떨어질 기세다.    


나 열받았네...

열받은 거 맞네..


마음과 머릿속이 복잡하다.  

곪아터지기 직전, 탱탱하고 불그죽죽하게 영근 뜨끈뜨끈한 화농이 내 안에 그득한 느낌이다.


생각하고,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보면 늘 그 끝은 욕심이다.

분수에 넘치게 바라는 마음. 


나는 언제쯤 편안해 질까?

책을 열심히 읽으면 뭐 하나...

심리학을 파면 뭐 하냐고..


0.5초도 안돼서 미간이 찌푸려지고, 목구멍까지 화가 치밀면서, 입으론 불을 뿜는데...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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