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일상에도 처음같은 오롯함으로
통통튀어 어떤 타격에도 동그리 맑게 웃던
예전의 탄력은 가셔도
삭아 바스라지는 화석화 고무가 아닌
누구에게나 알맞게 눌러져 편안함을 주는
라텍스 베개이고 싶다.
그래서 내게 기대던 너의 머리가 사라진 어느 아침부턴
하루종일 온건히 나의 모습으로 내일을 준비하고,
창가에 드리운 해 그림자, 방안에 조금씩 내려앉는 먼지 아이와
도란도란 대화아닌 이야기를 나누고,
그리고그리고...그래서
반복되는 일상에도 처음같은 오롯함으로 하얗고 도톰히 돌아가기를...
글.그림 by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