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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이스 Jun 27. 2024

너만은 알아주길 바란다

현대사회는 모른다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 속에서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는 걸 모르고

살기 위해서 더 높은 파도가 아닌

부력에 맡겨 몸을 띄워야 한다는 걸 모른다


현대사회는 잊었다

언제 마지막으로 너의 눈을 바라봤는지, 

유유자적한 하루가 얼마나 큰 행운인지, 

집 가는 길, 얼마나 많은 생명이 치열하게 살아가는지

관찰하는 법을 현대사회는 잊었다


너는 안다

산뜻한 바람 아래 나와의 대화가

모든 걸 뒤로하고 홀로 느끼는 심심함잉

집 가는 길에 본 조그마한 공벌레가

얼마나 소중한지 너는 안다


미처 몰랐을 것이다

쾌락은 곧 고통을 수반한다는 걸

쾌락에 익숙해지면 고통만 남는다는 걸

하지만

의지를 선택한 너는

뭉근한 행복만 남았다





새로운 쾌락을 찾아 끊임없이 이동하는 현대 사회를 비판하고 싶었다. 끊임없는 정보의 호수 속에서 중독이라는 늪에 가라앉고 있는데 인지하지 못하고 (혹은, 부정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더 짜릿한 자극 속으로 빠지는 사람들을 묘사하고 싶었다. 


최근에 읽은 에나 렘키 교수의 도파민네이션이라는 책을 읽고, 고통을 추구하는 것만이 곧 부작용 없는 행복으로 가는 길임을 깨닫게 되었다. (고통은 오랜 시간 노력해야 진정한 행복을 맛볼 수 있는 것들을 의미한다. 가령 독서, 공부, 운동 등이 고통의 예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만은 이 사회에서 안분지족의 가치를 깨닫고, 심심함의 가치를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시를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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