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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각선생 Mar 12. 2024

당장  이 사람들 좀 치워주세요 2화

고객님은 건강한 사고방식으로 엄마에게 더 이상 걱정 끼치지 않으려 열심히 사는 사람 같았다

설령 그녀가 건전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 한들, 지금 우리가 하는 봉사와는 상관없는 이다.

우린 그냥 우리 일을 하면 된다

세 모녀가 지금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게 깔끔한 정리정돈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정리수납 서비스를 받은 대부분의 고객님들은 이런 말씀을 자주 하신다

대신 치워주셔서 정말 마워요.

치울 물건이 많아 미안.

사실 많이 민망.

우리를 향한 고객님의 복합적인 감정에 그야말로 찬물을 씨게 끼얹은 듯하다.

님이 고객님을 진정시킬 동안 나는 구석에서 벌벌 떨고 있는 선생님 짐을 챙겨 밖으로 모시고 나왔다.

아무래도 고객님이 선생님을 볼 때마다 불편한 감정이 올라올 거 같니 일단 집에 가서 기다리시는 게 좋을 거 같다 하고 보냈다

막말 수위가 워낙 높다보니 쉴드가 불가했다.


이번 일은 모두에게 그야말로 큰일이다

당시 우리가 했던 이 봉사는 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일반 자원봉사가 아니

시나 구에서 주관하는 주거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서류 심사를 통해 선정된 집에 한해 봉사 혜택이 제공되 또한 십여 년 강사로 활동해 온 대님의 밥줄을 끊어 놓을 수도 있는 그야말로 엄청 실수

팀의 수장은 우리가 잘못하면 그 책임을 고스란히 져야 다.

그래서 팀 봉사가 어려운 거다

팀원 한 명이 잘못하면 팀 전체가 욕을 먹고 그 책임은 대표가 져야 하니 말이다.

책임을 지고 안 지고를 떠나 이번 일은 봉사인으로서도 절대 해선 안 될 언행이었다.


이 모든 일들이 한창 바쁠 시간에 일어났다

방금 이사 온 것처럼 짐들이 다 나와 있는 상태라 만약 여기서 중단하면 고객님 혼자선 수습이 불가할뿐더러 퇴근 후 집에 온 머님도 놀라실 테우린 진심을 다해 고객님을 설득했다

일단 상황을 수습할 수 있게 기회를 달라고 매달렸다.

고객님도 어느 정도 진정이 되고 나니 어머님이 알면 속상해하실 거 같다며 단 집 정리부터 마치고 다시 얘기하기로 겨우 마음을 돌리셨다.



3화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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