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봉 놀이를 시작 한지는 6개월이 되었다. 정체기가 왔는지 최근 들어서는 턱걸이 횟수도 좀처럼 늘지 않고, 자세 진전도 없는 상태이다. 흥미도 조금 떨어졌지만 초등학교가 퇴근하는 길목에 있어서 크게 귀찮아하지 않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할 수 있었다. 어릴 적, 아버지는 철봉과 스케이트에 대해 자주 말씀하셨다. 당시에는 놀거리가 없어서 추워지기 전 까지는 철봉에서 놀고, 추워지면 한강에서 스케이트를 타셨단다. 지금의 한강은 그렇게 두껍게 얼지 않는다.
몸을 쓰는 것은 돌아가신 아버지에 비해서 한참 부족하다. 운동신경도 떨어지고, 당구나 바둑도 그에 비해서는 한참 부족하다. 열심히 하지 않기 때문이겠지만, 도무지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다만 철봉 정도는 꾸준히 한다면 아버지보다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과수원에는 10년 만에 가 보았다. 예뻤던 집은 농막 수준으로 변해 있었다. 그래도 나무들은 많이 자라서 햇볕이 땅에 닿지 않을 정도였다. 근처에 아버지의 소꿉친구분이 살고 계셔서 잠시 뵙고 가기로 했다. 도로 지분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는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너희 아빤 철봉 선수였어.'
내가 철봉을 하고 있다는 말에 아저씨가 말씀하셨다.
'턱걸이 50개씩 하셨다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충배 아저씨가 제일 잘하셨었다고 들었는데.'
'충배는 이두하고 삼두만 했고, 너희 아버지는 손목 걸이 만들어서 대차륜을 했었지.'
음_? 대차륜? 빙글빙글 그거 말하는 건가? 일반인이 할 수 있나? 유튜브에도 앞 대차륜 영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아버지를 뛰어넘는 것은 턱걸이 51개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포기 핳 마음은 들지 않는다. 아직 내겐 남아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말이지.
아저씨 말씀으로는 내가 젊었을 때, 아버지랑 많이 닮았단다. 지금 내 나이 정도의 아버지 얼굴은 나도 기억하고 있지만, 내가 좀 더 낫다. 어쨌든 내가 철봉 하면 아빠가 하는 것 같겠지? 물론 대차륜을 해야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