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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술관옆산책로 Jul 30. 2024

우고 론디노네와 뮤지엄산의 아름다운 콜라보

우고 론디노네 (Ugo Rondinone)는 남준이가 네바다사막에 펼쳐놓은 우고의 작품을 보러 간 것을 계기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전에도 미디어나 책을 통해 알았던 것같은데 본격적으로 '나도 보고 싶다'의 마음을 갖은건 남준이가 간 그 사막의 우고 작품을 보고서다. 


그리고 기회가 왔다. 작년 CES(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림)를 끝내고 반나절을 내 남준이의 우고 작품을 보러갔다. 아마도 그 기억이 이 전에도 이 후에도 우고의 작품전으로는 최고지 않을까 싶다. 


[참고사진]

네바다 사막의 <Seven Magic Mountains> 사진들 중 몇장 


뮤지엄산에서 우고전이 있다고 했을 때, <Seven Magic Mountains>를 본 후라 오히려 국내의 규모감에 실망이 될까 선뜻 나설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뮤지엄으로 손꼽히는 뮤지엄산과 그 야외정원에서 우고전이 열리니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나중 언젠가 또 후회될 법한 기획이다. 그래서 망설이고 주저하다 오픈후 바로는 아니고 한참한참 지난 이번달 초에 다녀왔다. 



UGO RONDINONE /우고 론디노네 
BURN TO SHINE 
24.4.6 ~ 9.18 
뮤지엄산 



전시는 총 4개 공간에서 이뤄진다.  아래처럼 시계와 색을 투과한 빛이 모티브인 로비공간, 전세계 바다색을 입힌 말과 일출/일몰(인듯)로 구성한 공간, Monk & Nun시리즈의 야외공간, 그리고 단하나의 Nun을 모신 시그니처 공간. 


우고의 작품은 어느 공간에 놓이느냐에 따라 감상의 넓이와 깊이가 유독 달라지는데 다채롭고 아름다운 뮤지엄산의 여러 공간에서 우고 작품의 개성과 고유성이 빛을 발했다. 

<고요, the quiet> <평화, the peace> (왼쪽부터) 패널작품이 왼쪽 벽에, 각종 컬러감의 <시계>시리즈는 공중에 매달려 관람객이 그 사이를 지나다니며 작품의 일부를 이룬다.  


<물의정원>을 바라보며 색색의 빛을 감상하면 내 기분도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빛이다.  


야외 정원을 바라보기에 좋은 2층 로비 공간은 빛을 들이기에도 좋아 우고 작품의 컬러감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다양한 크기와 색감의 시계, <평화> <무의미> <고요>를 상징하는 패널 작품들이 전시되 있다. 


보퍼트해 쯤되는 거 같고
리구리아해 쯤 되는건가
맨 앞에 있는 애쯤이 우리 황해인가.. 각각의 말에 표식은 없이 리플렛에만 마킹되 있어 정확하지 않다.


푸르른 말들은 각자 조금씩 다른 색을 입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각각의 색은 전세계 다양한 바닷물의 색이었다. 아주 짙은 것은 에게해, 그 다음 짙은 것은 발레아레스해, 그 다음은 바렌츠해, 그런 방식이다 가장 밝은 물빛군으로 가면 황해, 우리 나라 바다도 있다. 


우리 바다가 되게 옅은 쪽이구나... 

새로운 발견 


달항아리처럼 위아래 반을 각각 만들어 이어붙인 듯 선명하게 상하로 나뉜 작품색은 단조로운 말에 변주를 주듯 독특했다  


리플렛에 있는 각국 바다색의 말


야외 우고 작품은 제임스터렐관으로 가는 쪽 정원이 아니라  그 정원에서 미술관을 바라보고 왼쪽 정원에 있다.   

사람들이 많았는데 딱 죠 타임에 사람들이 없어서 한산하게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2022년 국제갤러리에서 우고전을 할때 Monk (수도승) & Nun (수녀)의 구별법을 알았다. 색이 아니라 어깨부분이 발달되면 Monk, 아래부분이 발달되면 Nun, 화장실의 남녀구분 도식과 같다. 


어떤 작품이 가장 좋냐는 질문에 친구는 초록색과 노란색의 수녀를 나는 파란색과 하얀색의 수도승을 골랐다. 각자 그 앞에서 한 컷씩 


<노란색과 빨간색의 수도승> 2021

오늘의 베스트 


<Seven Magic Mountains>를 봤기에 무엇이 더 있을까.. 싶었는데, 오늘 이 작품을 본 것으로 만족 


뮤지엄산의 가장 시그니처 작품이 단독으로 올려지는 공간(이전까지 백남준의 작품이 놓였었다)에 단단하게 놓여있는 수도승작품은 대단히 종교적이고 명상적이다. 


명상적이라고 느낀 작품은 이제껏 마크로스코 정도였는데 우고의 수도승이 이 공간에 놓이자 그 감각이 다시 떠오른다. 


이른 새벽 이곳에 앉아 수도승을 바라보며 고요히 자기 내면을 들여다 본다면 더 깊은 내적 대화와 신과의 조우도 가능하지 않을까... 상상했다. 


작품에 접근하는 것도 타 갤러리와 비교해 좀더 수용적이어서 많은 이들이 사진을 찍었다. 우리도 한컷


바로 전 그룹으로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오셨었는데 그 모습도 보기 좋았고 이 사진도 그 신부님이 찍어 주셨다.  


신부님 앵글 센스 보소~~



나오면서 뮤지엄의 시그니처인 물의 정원 <Archway>를 찍었다. 늘상 정면샷만 찍다 측면에서 찍으니 이런 그림이 된다~


일전의 안도 타다오전에 전시되었던 <Youth, 청춘>은 뮤지엄 입구에 옮겨 여전히 전시되있다. 


파란사과가 녹음과 어우러져 싱그럽기 그지없다. 


파랗디 파란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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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miro0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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