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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실내악 콘서트 후기

정명훈, 양인모, 지안왕, 디미트리무라스의 아름다운 건반과 현의 대화

by 미술관옆산책로

정마에가 라 스칼라로 떠나기전 하나라도 더 그의 연주와 지휘를 보겠다고 예매해둔 공연. 이번으로 세번째다.


정명훈 실내악 콘서트
with 양인모, 지안왕, 디미트리 무라스
2025. 11.25 (화) 19:30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프로그램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21번 e단조, K. 304
(정명훈 양인모)
베토벤 피아노 삼중주 D장조, Op. 70, No. 1 '유령'
(+ 지안 왕)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 3번 c단조, '베르테르'
(+ 디미트리 무라스)


퇴근후 간 날 치고 가장 여유롭게 가서 앉았는데 머리속이 복잡하여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많이 아쉬움이 남는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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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곡 모두 몰랐던 곡이라 미리 플레이리스트에 담고 들어보았는데 귀에 특별히 꽂히는 곡은 없었다. 실 연주에선 다른 모습일 수 있어 내심 기대를 했다.


SE-459b9213-be00-47c0-a22a-962d99b0d027.jpg?type=w1 앙코르 연주를 위해 다시 한번 건반에, 현과 활에 손을 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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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마에의 여유로운 피아노 스타일은 이제 조금은 익숙해진 느낌이고 첫대면을 한 양인모는 키가 크고 호리호리했는데 단정하고 절제된 연주스타일을 갖고 있었다. 얼마전 <쇼팽, 리스트, 그리고 파가니니> 공연에서 파워풀한 연주스타일을 보여준 쥬세페 지보니가 떠올랐다. 파가니니의 곡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그만큼이었던 것도 있었을 것인데 곡과 연주자에 따라 집중할 수 있는 모먼트가 달랐다.


첫곡인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21번에서 정명훈과 양인모를 경험하고 두번째 곡 베토벤의 피아노 삼중주 '유령'에선 첼리스트 지안왕이 더해졌다. 현의 여왕같은 바이올린이 소리를 지배할 땐 바이올린 소리가 세상 좋다가 거기에 첼로의 묵직하고 웅장한 소리가 딱 얹어질 때의 쾌감은 매번 느껴도 감동이다. 이어 비올라가 얹어졌다. 세번째 곡이다.


비올라는 바이올린과 소리와 음역이 비슷해 나는 4중주 속에서 비올라 소리를 발라내지 못한다. 더해졌으니 구별해 내려 부단히 귀를 쫑긋했는데 내가 들어낸 소리가 비올라인건지 아닌 건지 확신이 없다. 다른 사람들도 이런 시도를 하면서 듣는 시기가 있(었)겠지... 갑자기 궁금해짐


실연으로 세곡을 듣고는 오늘 남은 음악은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다. 오늘 공연이 실내악이더라도 나는 그 안에서 나름의 대편성을 좋아하는 듯.


대가가 홀로 들려주는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일수도...


언젠가 카잘스 같은 분이 연주하는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1번>, 호로비츠옹 같은 분이 연주하는 <슈만의 어린이 정경>을 듣는 순간을 마주하면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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