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케빈 Oct 11. 2022

2020년 10월 이전 구입한 에어팟 프로 리콜기

요약

1. 2020년 10월 이전 생산된 에어팟 프로에 소리 문제가 있다면 리콜 대상이다.

2. 구매일로부터 3년까지 위 제품의 무상 교환이 가능하다.

3. 생산일자는 에어팟 본체 옆에 스티커로 붙여져 있고

4. 리콜 제품을 가져갈 때 구입 영수증은 필요 없었다.(신기하게도)


 어느 날 아내가 선물 받은 에어팟 프로의 소리가 이상하다며 들어보라고 했다. 막귀인 아내의 귀를 의심하며 아내의 에어팟을 내 아이폰과 페어링 했다.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를 틀어놓고 한동안 음악 감상에 잠겼다. 주변음 허용과 노이즈 캔슬링을 오가며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를 읊조렸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는 찰나 ‘지지직’ 거리는 소리가 양쪽 귀에서 들렸다. 가만히 있을 때 나지 않던 소리가 조금의 움직임이 감지되니 움직임에 따라 지직 지직 소리가 났다. 흠... 나의 사랑스러운 애플이 이런 불량을 만들어 냈을 줄이야.


 ‘이상하네’ 하며 에어팟을 다시 아내에게 건넸고, ‘수리받자’하고 웹 검색에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같은 문제를 이미 겪은 사용자가 대다수였으며 이들 사용자를 위해 애플은 리콜 정책을 내놓았다.


 문제가 있는 제품은 2020년 10월 이전 생산품이다. 아내의 에어팟은 아내의 생일에 맞춰 구입했으므로 20년 3월 구입이다. 당연히 그 범위에 포함되었다. 허나 구매일이 2년을 넘어(현재 22년 10월) 리콜의 대상이 되는지 궁금했다. 다행히 애플은 21년 10월 1일부로 이 제품의 리콜 기간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해줬다.

 

 AS는 연휴에 맞춰 위니아에이드 스타드 고양점에서 받기로 했다. 혹여나 현장 접수도 가능한가 해서 가보았지만 휴일은 현장 접수가 불가능하다고 안내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현장은 인산인해였다. 구매일로부터 3년이 되기까지 아직 시간의 여유가 있으므로 알겠습니다 하고 나왔다.


 리콜 때문에 찾은 쇼핑몰이 아니었기에 그날 하루 신나게 놀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도 그날 밤은 일찍 잠들었고 나는 침대에 누워 애플의 ‘지원’ 앱을 들락거렸다. 내일 날짜로 예약이 가능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새로고침을 몇 번 한 끝에 오늘 들렀던 위니아에이드에 빈자리가 생겨 예약을 했다.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고 집안 정리를 마친 후 혼자 스타필드로 갔다. 평일 오전의 대형쇼핑몰은 내가 도서관만큼이나 좋아하는 곳이다. 주말에 오면 1시간 웨이팅이 기본인 맛집들이 텅 비어있었고, 90프로 세일을 하는 아이템들이 주인을 찾아 매대에 정리되고 있었다. 나는 주변의 어깨 밀침 없이 여러 상가를 돌아다녔고 평소 껴 보고 싶었던 수경을 마음껏 시착해보았다.


 한산한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위니아에이드는 예약자로 붐볐다. 12시 예약이라 이내 내 이름이 호명되었고 나는 준비한 에어팟과 구매 영수증을 내밀었다. 직원은 영수증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자신의 컴퓨터에 아내의 에어팟 정보를 입력했다. ‘쿠팡에서 20년 3월에 구매하셨네요. 맞으신가요?‘ 구매 영수증이 없으면 리콜도 안 되겠구나 하며 걱정했는데 신기하게도 제품 정보에 구매 정보까지 저장이 되는 모양이었다.


 ‘네, 맞아요. 영수증은 필요 없나요?’라는 내 질문에 직원은 ‘네 필요 없습니다.’라며 제품을 꼼꼼히 살폈다. ‘초기 모델이라 양쪽 유닛 다 문제가 있을 경우가 많습니다. 잠시 점검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점검은 5~10분이 걸립니다.’라며 에어팟을 가지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직원은 정확히 7분 후에 다시 내 앞으로 돌아왔고 두 개의 유닛 모두 문제점이 있다고 하며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겠다고 했다. 다만 현재 매장에는 재고가 없고 연락이 가면 찾으러 오라는 말을 했다.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 한 번 더 올 일이 생겼구나 하며 리콜 제품 인수증에 사인을 했다.


 에어팟프로는 비싼 제품이다. 새 제품으로 살 경우 25~30만 원 정도에 구입 가능하다. 리콜 대상으로 지정되는 건 기분이 나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좋다. 2년간 실컷 쓰고 새 제품으로 교환받는 것이니 약간의 시간만 투자하면 얼룩진 유닛을 새 거로 받아 나올 수 있다. 에어팟프로 출시 당시 구매한 유저라면 자신의 유닛을 점검해 보고 리콜을 고려해보자.

작가의 이전글 술 그리고 아버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