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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우리 Jul 09. 2022

03. 대학생활에서의 대인관계

하필 '유아교육과'를 진학했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것



 대학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오티는 꼭 가야 하나요?', '개인플레이하고 싶은데 그래도 되나요?', '인간관계 신경 안 쓰고 살고 싶은데 그럼 안 되나요?'라고 묻는 경우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이긴 하지만, 하필 하고 많은 대학 계열 중 교육/보육 계열을 택한 사람이라면 나는 꼭 대학생활에서의 대인관계를 신경 쓰라고 말하고 싶다. 유아교육과에서의 대인관계는 '나'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이 나눠진다.


첫째, 유아교육과에서는 아주 많은 양의 팀플(조별과제)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혼자서만 발표를 준비하고 혼자서 뛰어난 리포트를 제출한다고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실하고, 열정적이며 친절한 동기/친구를 만나야 조별과제에서 덤터기를 쓰지 않을 수 있다. 단순 유아교육 관련 발표 팀플에서도 큰 영향을 차지하지만, 문제는 모의수업이다. 유아교육과에서 필수적으로 진행하는 수업 방식이며, 주로 한 명의 교사 역할과 여러 명의 유아 역할로 나뉘어 수업을 시연하는 교육방식을 적용할 때 친한 사람들과 조를 편성하는 경우가 많다. 칼같이 사다리를 돌리거나 랜덤으로 팀을 배정해 주시는 교수님도 있으시겠으나- 대체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이 말인즉, 나의 '학점'과 결부되는 것이 바로 대학에서의 대인관계라는 것이다. 모의수업을 준비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람, ppt 제작 능력이 탁월해서 매체 활용에 능한 사람, 계획안 작성을 꼼꼼히 해서 주변 친구들의 수업 준비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 열정적이고 수용적이어서 누군가 리드하면 열심히 조별과제에 참여하는 사람, 교사 역할을 떨지 않고 능숙하게 잘할 수 있는 사람 등 각자가 다른 매력과 장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괜찮은' 동기를 만나야 모의수업 및 조별과제가 수월해지기 마련이다. (물론 이런 팀원 버프 없이도 자신이 올라운더가 될 수 있다면 혼자서 적당히 하드 캐리 하면 된다. 어쨌든 서로에게 윈윈 할 수 있는 관계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친밀한 관계 형성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 대학 동기는 아주 오랜 인연이 되어 서로에게 용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사회에 나가게 되면 공통분모를 가진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 유치원 또는 어린이집에 취직하게 되면 직업 특성상 나이대가 비슷한 동료를 만나게 될 수는 있지만, 사적인 관계로 시작된 인연과는 조금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철없이 함께 종강 노래를 부르던 스무 살부터 알아왔던 대학시절 친구들은 훗날 내가 직장을 가지게 되었을 때 응원이 되기도 하고, 든든한 마음 기댈 곳이 되어주기도 한다. 때로는 나의 현실과 주변의 현실을 손쉽게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되어주기도 하고.


 이를테면 그런 것 있지 않은가? 유치원/어린이집에서 근무하며 동료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풀 사람은 타 직종에 근무하는 친구가 될 수도 있으나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생태를 이해하는 대학 동기일 때 더 상세하게 감정을 교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가 예뻐 보일 때도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푸념을 늘어놓고 싶을 때도 같은 직종에 근무하는 대학 동기들이 힘이 된다. 결국 대학 동기들과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면, 직장에서 만난 입사동기나 동료 교사들에게는 하지 못하는 내밀하고 사적인 이야기를 하더라도 온전히 이해하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상대들인 것이다. 또 이직을 고민할 때 서로의 원의 유형과 스타일, 복지, 급여 등 타 업계와 달리 굉장히 폐쇄적이라 알기 힘든 정보들을 나눌 수 있는 점도 도움이 되는 점 중 하나이다. 


 더불어 함께 논의하며 이 직업에 대한 '미래'를 논할 수 있는 상대이기도 하다는 점도 긍정적인 면 중 하나이다. 학창 시절만을 공유한 친구의 경우 내가 5년, 10년 나이를 먹어가며 변화하는 가치관과 성격에 따라 멀어지기도 하고, 마음이 안 맞아지는 경우도 있다. 대학 동기 친구라고 불변하다는 뜻은 아니나, 이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의 전망과 교사로서 할 만한 고민들을 나눌 수 있는 관계라는 점은 정말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기억과 추억은 그것을 되풀이하며 끝나곤 하지만,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교사에게 있어 매일의 에피소드와 나의 생각은 화수분처럼 새롭게 솟아나므로 대화를 나눌 소재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즐거웠던 과거를 추억하는 관계가 고등학교까지의 관계라면, 대학교 시절 같은 전공을 택해 만나게 된 친구들이나 동기들은 성향이 비슷할 확률도 높고 같은 직종에서 일하게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미래를 바라볼 때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되지만, 그럼에도 어느 정도 대학시절 대인관계는 이런저런 부분에서 놓치지 말고 꼭 챙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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