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이야기
태어나면서 결정된 육체적 성(sex)과 성장하면서 느끼는 사회적 성(gender)이 다른 사람들을 ‘트렌스젠더’라 합니다.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여성 정체성(MtF)을, 여성으로 태어났으나 남성 정체성(FtM)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남성으로도 여성으로도 인식하지 않는 중성의 성향은 구분하여 ‘젠더퀴어’라 표현하나 넓은 의미에선 트랜스젠더에 포함됩니다.
이러한 성의 불일치를 이전에는 ‘Gender Identity Disorders(성정체성 장애)’라고 해 정신질환과 같은 장애로 인식했으나, 최근에는 ‘Gender Dysphoria(성별 불쾌감)’라고 표현하며 장애로 인식하지 않고 있습니다. 육체적 성에 선택권이 없듯이 사회적 성에도 선택권이 없는 하나의 특성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색(男色)’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자가 남자를 성적 상대로 삼는 풍습은 흔한 일이었습니다. 단지 gender를 넘어 당대에 유행하던 문화인 경우도 있었지요. 그러나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시각은 여전히 보수적입니다. 전통적, 종교적 관점에서의 괴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고, 퀴어축제에 대한 입장 차는 새로운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정치적 접근이 필요해 보이지만, 대다수 정치인은 다수의 목소리에 숨어 문제해결을 위한 시도조차 않고 있습니다.
뜬금없이 성소수자를 언급하는 이유는 페북에서 수년 동안 친구 관계였던 한 사람 때문입니다. 시적 재능이 뛰어나 기억하고 있던, 저보다는 몇 살 아래로 보이는 이 사내가 어느 날 헐벗은 남자 사진을 보내옵니다. 몇 차례 통화 시도도 있었고, 동성애를 암시하는 단어도 반복해서 언급합니다. 처음엔 해킹된 것 같으니 대처하라고 답글을 보냈지만, 정작 페북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제가 다마스쿠스의 여군이나 일본여성(싱글녀, 이혼녀, 미망인에 한정해서)에게 먹히는 얼굴이란 건 진즉에 알았지만, 동성에게도 먹히는 얼굴이란 건 처음 알았습니다. 헐벗은 여인 사진을 보내왔다면 모질게는 안 했을 텐데, 처음으로 차단이란 기능을 사용하려고 찾아보니 오히려 제가 차단당했는지 흔적이 없네요. 이럴 때 쓰라는 게 ‘헐’인가 봅니다.
남녀 간의 사랑이든 성소수자 간의 사랑이든 사랑에 접근하는 방법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의 무례하고 불쾌한 접근이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만들고, 이성애자와 동성애자가 갈등 없이 어울려 사는 좀 더 진보된 세상을 요원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