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이야기
사전적 의미로 성장통은 3세에서 12세에 이르는 유년기의 급격한 성장이 만드는 물리적 통증을 의미합니다. 뼈의 성장과 근육의 성장 속도가 다른 데서 오는 근육통이라는 가설이 있습니다. 실제로 성장통이란 단어는 물리적 통증보다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소년들의 감정적 동요에서 비롯된 심리적 통증을 의미하는 용어로 더 자주 쓰이고 있습니다.
성장통이란 단어는 유년기에만 찾아오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기나긴 삶의 여정 곳곳에서 겪게 되는 인생의 보편적 현상이란 생각도 드네요. 크든 작든 선택의 시기가 찾아오고 그 선택이 삶의 커다란 전환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전환으로 인해 삶이 긍정적으로 바뀌기도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질곡의 시간을 겪기도 합니다.
이제 곧 은퇴가 현실이 되고 무엇이 되었든 선택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좀 더 힘이 있었을 때는 은퇴와 동시에 지리산에 들어 약초꾼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지금은 그저 머리가 하얗습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선택은 늘 통증과 함께합니다. 일종의 성장통입니다.
틱틱붐은 20대의 마지막을 보내는 한 청년이 창작의 고통과 불확실한 미래 그리고 좀 더 명확한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성장통을 다룬 뮤지컬입니다. 어쩌면, 사전적 의미의 성장통보다 더 절실하고 절박한 삶의 순간입니다.
그 선택이 그 나이 때 제게도 있었습니다. 문학을 생업으로 삼는 것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결국 취업을 선택했고, 제 능력에 견주어 지극히 탁월한 선택이었다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가슴 한쪽 남아 있는 아쉬움마저 감출 수는 없네요.
집사람과 함께 본 뮤지컬에 감정이입된 걸까요? 어쩌면 마지막이 될 선택의 순간이 막연한 통증이 되어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