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될 사람을 알아보는 방법

가장 궁금했던 문제의 종소리

by 미세스쏭작가

결혼할 사람을 만나면 종소리가 들린다고던데. 그게 사실일까요? 늘 궁금했습니다. 배우자가 될 사람을 알아보는 방법이 따로 있는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 결혼의 인연을 발견할 수 있는지. 갑갑궁금하여 견딜 수가 없었지요.

'배우자를 알아보는 방법'이라는 문구를 검색해서 정보를 뒤졌고 비슷한 내용의 영상을 발견하면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많은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영상을 봐도 '그래서 결론이 뭔데?' 하는 의문만 커졌습니다.

어휴. 답답해. 내가 배우자를 만나면 그때 낱낱이 정리해서 공표해야지. 나처럼 궁금해하는 청년들에게 속 시원하게 알려 줘야겠다 벼르고 별렀습니다. 예비 신랑을 만나면 불이 번쩍 하고 후광이 비치거나, 종소리가 들리거나, 심장이 요동치며 신호를 보낼 것이라는 속설을 어느 정도는 믿고 기대했습니다.


심지어 연애를 하면서도 궁금하더군요. '그래서 종소리는 언제 어떻게 들리는 거지?' 문제는 유니(현 남편의 가명)를 만나면서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의문에 답을 내리기도 전에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저를 발견했거든요. 마법의 종소리 같은 건 들리지도 않았는데 어느덧 혼인신고서에 도장까지 찍은 유부녀가 되어 있었습니다. 동네 나들이 하듯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서를 작성하던 날이 떠오릅니다. 남편이 된 구남친은 제게 아름답고 풍성한 꽃다발을 건넸습니다. 엄마와 구청 직원 분께서 "세상에. 예뻐라. 부러워라." 하시며 본인 일처럼 기뻐하고 축하해 주셨습니다. 청사를 나오니 따스한 봄햇살이 우리를 반겼습니다. '이제 정말 부부가 되었구나. 더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하는 기대감과 의무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기혼자가 된 내게 잊고 있던 질문이 날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언니는 오빠랑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언제 했어요?", "너는 어떤 계기로 결혼에 대한 확신을 가졌니?" 맞다! 이것 하나만큼은 시원하게 알려주겠다고 다짐했는데. 딱히 멋진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냥..."

세상에. 그냥이라니! 결혼을 그냥 하게 됐다니. 이렇게 무성의한 답변이 어디에 또 있을까요. 그런데 사실이었습니다.


그냥 이 사람이면 되겠다는 생각.

그냥 이대로도 별 탈 없이 쭉 함께할 수 있겠다는 느낌.

그냥 이 사람이라면 평생 함께 살아도 좋을 거라는 판단.

잔잔한 바다를 여행하듯 평안한 연애 기간을 보냈습니다. 오래 품었던 물음표를 까맣게 잊어버렸을 만큼. 아주 긴 시간 배우자 기도를 해왔는데 Y를 만나면서 전에 없던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가치관이 다르고 맞춰야 하는 부분이 많았던 사람과 교제했을 때는 불안함이 앞섰습니다. 무려 15년 동안이나 배우자 기도를 했기에 제게는 나름의 확고한 가치관이 있었습니다.


나를 나로 존재하게 만드는 사람.

안간힘을 쓰지 않아도 마음 편히 동행할 수 있는 사람.

서로 많이 바뀌지 않아도 될 만큼 치명적인 단점이 없는 사람.

지금 이대로도 문제없이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사람.


장황한 조건 같지만 위의 네 가지는 서로 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본인이 좋을 때만 좋은 사람,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큰 상처를 입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도 가정도 지킬 수 없습니다. 자신에 대해 깊이 알고 고민할수록 스스로에게 꼭 필요한 배우자를 분별해 낼 수 있습니다.

'술버릇 하나만 고치면 되는데.'

'지금 이대로는 결혼해도 행복할 자신이 없어.'라는 식의 불안감이 드는 사람과 연애하고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이별을 알리는 종소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당신이 걱정했던 그 부분은 오랜 시간 불화의 씨앗이 될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단점은 있다지만 단점에도 급이 있습니다. 상대가 가진 단점이 나와 상극이거나 위협적이라면 그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내게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 어떤 사람과 어울릴 때 불편한지, 누구와 함께할 때 한 번 더 웃게 되는지. 이 모든 답을 내릴 수 있는 건 나 자신입니다. 스스로의 마음을 세심히 감찰하시기 바랍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사계절 내내 우직하고 따뜻한 사람. 가까이 있어도 불편하지 않고 나다운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 대단히 잘나지 않았어도 둥글둥글 마음이 잘 생긴 사람이 있다면 붙잡으세요. 바로 이런 사람들이 인생의 골든벨을 울리는 주인공입니다.


<쉬운 연애 일타강사 정리 노트>

-거대한 환상을 과감하게 버립시다.

-우선 스스로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합시다.

-남의 기준을 좇지 말고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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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