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같은 처지에 있거나. 나를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게 얼마나 힘이 되는 일인지
오늘 더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이혼이란 걸 하고 나니. 세상 이혼한 사람들이 다 동병상련 친구로 느껴지고
사춘기 아들을 키우다 보니 또래 아이들 엄마는 아무리 젊어도 내 친구 같아요.
시험관 시술할 때 나팔관조영술하러 7-8명의 처음 보는 사람들을 보고도 오래된 친구 같은
감정을 느낀 건 저만이 아니었을 것 같아요. 난자 채취하러 갔을 때도 그랬구요.
오늘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친구 때문입니다.
쇄골이 부러진 친구는 오늘 정형외과에서 퇴원을 했어요.
사고가 났던 곳을 찾아가 산악자전거를 다시 찾아왔다고 합니다.
팔을 고정한 채 겨우 운전해서 사고 난 곳을 올라가 자전거를 싣는데
뒤에서 한 남자가 자전거를 타며 다가오더랍니다.
물론 처음 보는 사람이었죠
다가오더니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
(오늘이 10월 5일이니 1개월 좀 넘으셨네요) 근데 왜 갑자기 간증을.
아마 제 친구가 오른쪽 팔을 고정하고 있어서 쇄골이 부러진 걸 알았겠지요.
입이 근질근질했을 겁니다. 9월 1일에 먼저 부러진 골절선배였지만 선배고 후배고 간에
같은 경험을 한 동지가 눈앞에 보여 무지 반가웠겠지요.
부러진 지 한 달밖에 안됐는데 또 자전거를 타고 있다니.
아이고야 저의 속이 답답해 짐을 느끼긴 했지만
제 친구는 희망을 보았을 겁니다.
한 달 후엔. 나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하고 말이지요.
요즘같이 매일 흉흉한 뉴스가 쏟아지는 날엔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사람만큼
특히나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만큼 위로가 되는 것이 또 어딨 을까 합니다.
오늘의 방구석 소식이었어요.
행복한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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