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랑을 아는 척해서 미안해요...

당신과 당신의 사랑에 대한 아는 척.

by 김기제
ChatGPT가 만들어 준 이미지.


어린 시절에 저는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라서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놀려도 울어버렸는데 성인이 되어서 감정이 죽은 사람처럼 되어버렸어요. 남의 고통을 머리로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알지 못했죠. 가슴으로 알지 못한 사랑을 머리로 이해한다고 제 입과 말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혔어요.


하나의 예로 과거에 제 친구의 어머니에게 큰 병이 생겼습니다. 참고로 저는 마음에 병이 있는 어머니를 두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그 병을 가진 지는 약 30년이 넘었죠. 친구의 어머니에게 병이 왔을 때에 제 어머니는 병 때문에 병원에 입원 중이셨습니다. 입원과 퇴원을 여러 차례해서 집안이 기울어질 정도였죠.


그래서 저라도 독하게 마음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고 내가 강해져야 제 어머니도 도울 수 있다고 판단했고 그게 도움이 되었죠. 그리하여 친구의 어머니에게도 종류가 다른 병이지만 그것이 찾아왔을 때에 친구의 아픔을 이해한다면서 머리로 또 몸으로 깨달은 것을 토대로 친구에게 독설을 했습니다. 네가 정신을 차리면 이겨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친구에게 도움을 줬으니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친구는 제 행동을 선의로 보지 않았습니다. 친구의 행동과 언행을 지적한 것 자체로도 충분히 미움을 살만했지만 친구가 가진 그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감히 가늠할 수 없는 크기였던 거죠. 몇 번이고 사과를 하고 죄책감이 들었지만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가 이 글을 보고 저에게 면죄부를 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쓰는 게 아닙니다. 저는 어린 시절이 불행했다는 것을 이유로 사람들에게 짜증을 잘 내었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배우나 작품을 비난한 적도 많습니다. 제 생각이 옳다고 생각했고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저만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불행이 끝났다, 그러니 이제 내 삶에 행복만 있을 것이고 내가 생각한 대로 세상이 움직일 것이다. 그러니 나는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 막, 이러한 논리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저에게 상처받은 사람이 비단 친구만 있었던 게 아닙니다.


저와 연인 관계였던 이전의 사람에게도 큰 상처를 줬죠. 제가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의 그 크기와 온도가, 그녀가 저에게 말했던 '사랑해'의 크기와 온도가 과연 같았을까요? 만약에 저보다 더 큰 사랑을 주고 있었는데... 사랑을 주고받았으니 그걸로 땡이라고 생각했다면 항상 그녀는 사랑이라는 부문에서 적자를 내고 있었을 것이며 그 적자는 마음의 상처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생각에 말하고 싶은 것은 감히 당신의 사랑을 아는 척해서 미안했다는 것입니다. 이 생각을 글로 써내려 지기 전까지는 잠이 오지 않아서 담백하게 글로 적어봅니다. 연인 관계에서 잘해보려고 하는 사람은 나뿐이고 너는 그렇지 않다. 나를 붙잡았어야지라고 말했는데도 붙잡지 않고 그 상태로 이별을 한 것, 그러한 나쁜 사람이 저라는 것, 단지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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