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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책이 Oct 19. 2024

#엄마8- 모순관계

같은 엄마, 다른 엄마 (짧은 에세이적소설 모음집) #모순투성이

사랑하면서 동시에 미웠다.

전화할 걸 하다가 전화하지 말 걸로 끝났다.


방문 열고 거실로 나갈까 하다가 

방문 닫고 나 혼자 있게 됐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은 뚜렷하게 남았고

기억하고 싶은 순간은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시간이 지나니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은 사라져 갔고

기억하고 싶은 순간은 불현듯 갑자기 떠올랐다. 


"여보세요"라는 말을 듣고 안도감이 들었지만

막상 전화벨이 울리면 받지 않고 싶었다.


사랑하면서 더 표현하지 못했고

미워하면서 더 미워할 수 없었다.


화가 나지만 이해가 되기도 했고

이해가 전혀 안 되지만 화가 나지도 않았다.




우리 관계는 정말 모순투성이다.

그런데 이 관계가 공허하다가도 안도감으로 바뀐다.


왜냐하면 결국 인생에 힘든 일이 생기면 떠오르고

행복한 일이 생기면 같이 함께 하고 싶으니까.


 엄마와 나의 관계는 이렇게 모순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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