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한국에 인력송출을 위한 자격검증 단계인 한국어 능력 시험 감독을 6일간 하게 되었다.
긴장된다. 행여 나의 작은 실수로 인해 그들의 인생에 무슨 걸림돌이 되어서도 안되고 만들어진 시스템에 방해가 되어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서 준비를 했다. 1교시 시험을 볼 명단의 세부 인적사항과 사진이 있는 A4용지, 연필과 볼펜 각 한 자루씩, 물, 그리고 안경을 챙겼다.
함께 감독관을 하게 된 J도 도착했다.
드디어 시작이다.
시험을 치를 이들도 감독을 하게 된 우리도 긴장되기는 마찬가지다. 줄 서있는 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관찰하며 행여 대리시험은 없는지 얼굴을 살피고 또 살핀다.
새삼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오가며 여권을 주고 얼굴을 보일 때 관리자들의 날카로운 눈빛이 떠오른다. 한국에서의 출국보다 인도네시아로의 입국 때가 살짝 더 긴장이 되는데 시험을 보기 위해 줄을 서있는 이들에게서도 그 긴장감이 느껴진다.
모든 검사가 끝나고 입실과 동시에 주어진 태블릿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지원분야는 전기. 전자, 재봉, 금형, 기계 및 원양어선을 타는 일이다. 한국인들이 피하는 노동업무라 그런지 잠시 그들의 고생이 파노라처럼 그려졌다. 물론 인도네시아에서의 급여보다 훨씬 높은 임금 수준이 그들을 여기로 이끌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파독 간호사들의 노고도 떠오른다. 그 시절 타국에서의 그녀들의 고생은 상상 그 이상이었을 것이리라.
<사진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