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도전하는 35세 이야기 1
"혁신이라는 게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좋은 삶, 선한 삶을 위한 방편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삶의 현실에서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폴 김(Paul Kim)
- '교육의 미래 티칭이 아니라 코칭이다'에서 -
지난 몇 년간 교육계에는 비대면 교육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블렌디드 러닝은 보편화되었고 온라인 학습의 효과가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예술계 특히 음악계에서는 기술의 한계로 학습 효과에 대해 의문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조금 다르다. 여전히 기술의 발전이 더딘 상황에서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온라인 마스터클래스, 온라인 클래스 등을 운영해 온 몇몇의 회사를 중심으로 더욱 활발하게 마케팅을 펼치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유사하지만 본질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다른 나의 입장에서 몇 가지 궁금증이 있었다.
디즈니의 CEO 밥 아이거가 쓴 'The Ride of a Lifetime'이라는 책에서 '트롬본 오일 제조 사업에는 뛰어들지 말라. 세계최고의 트롬본 오일 제조업자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전 세계의 트롬본 오일 소비량은 연간 수십 리터에 불과하다.'라는 글귀가 아직도 내 마음에 깊이 남아있다. 음악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클래식 음악 시장에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저들의 대화에서 마치 발가벗겨진 클래식 음악 시장을 한눈에 훤히 본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어둠만 얻은 것은 아니었다, 만약 내가 클래식 음악 시장에 도움이 될만한 사업을 한다면 다른 시장의 필요도 수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어야 지속가능할 수 있겠다는 지혜를 얻게 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온라인 마스터클래스를 주 아이템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보여주는 몇몇 회사를 보며 '과연 그들이 클래식 음악 시장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까?'라는 비판적 사고와 '어떻게 하면 이 시장이 치킨게임이 아닌 서로의 영역을 조금이라도 확장시킬 수 있는 시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갖게 되었다.
온라인 1:1 튜터링 사업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지난 세월에서 경험한 나의 실패에서 출발하였다. 그리고 나처럼 문제를 겪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또 현재 튜터들 또한 비슷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다는 것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점이 계속 내 발을 붙잡고 있다.
"나의 아이템이 어느 누구나 써보고 싶은 아이템인가?"
며칠 전 우연히 대학 동기와 점심식사를 하게 될 기회가 있어 잠깐 시간을 같이했다. 사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그 친구는 내가 아는 인물 중 가장 현실적인 사람이었다. 밥을 먹으며 슬쩍 사업 아이템을 꺼냈더니 단번에 '그걸 누가 써?'라고 말하더니 비싼 돈을 지불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유학원을 갈 텐데 유학원보다 더 혁신적이라고 생각 드는 부분이 없다는 것이었다. 친구의 비판에 '세상 사람들이 늘 넉넉하고, 늘 모든지 가능한 상황에 있는 건 아니야'라고 대답하며 마무리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던 내 고민이 세상밖에 까발려진 기분이 들어서 마음 한편이 씁쓸했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하는 주 고객은 유학원과 같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에 많은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사람이거나, 유학의 꿈을 키우며 새로운 문화를 마주할 걱정에 조마조마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철두철미하고 똑 부러지는 사람들까지도 내 아이템이 필요하다고 느껴져야 진정한 혁신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 아이템을 생각하며 처음에는 배달의 민족, 여기 어때, 토스 같은 대박을 꿈꿨지만, 한 단계 한 단계 걸음을 옮길 때면 더 이상 나 같은 낙오자는 없기를 바라는 마음과 여러 시장의 동료들과 세상에 도움이 될만한 일을 하면서 돈 벌어 남주는 일을 한다면 정말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커져간다.
철없는 나의 마음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은혜가 가득하기를 오늘도 간절히 바래본다.
*결론: 혁신은 선한 삶을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경쟁자(동료)와 어떻게 시장을 키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혁신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