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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ody Oct 05. 2022

EP.05 제주에 돔이 그렇게 유명하다며?

와인 몇 병, 그리고 곁들이면 좋을 Playlist를 전합니다.


정적의 공간에서 마시는 와인을 상상할 수 있나요?
음악과 와인의 마리아주 (mariage).  와인과 플레이리스트를 골라드립니다.
와인을 더 즐겁게, 더 맛있게 드세요. 단 지극히 개인 취향일 수 있어요.


WA:PLY(Wine Play List)

EP.05 제주에 돔이 그렇게 유명하다며? 돔페리뇽을 찾아서.


서울에서 가장 먼 곳 제주.

나는 제주를 무던히 애정 한다.

렌터카 없이 여행하기 어렵다는 곳이지만 나는 운전을 할 줄 모르므로 차 없이 여행하는 방법을 여러 해 연습했다. 버스 노선이 익숙해지고, 자주 찾는 동네는 지도 앱을 켜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을 때쯤 아이러니하게도 여행이라는 기분을 잊곤 했다.

늘 머물던 숙소에서 만나던 사람들을 만났으며 새로운 식당을 찾으려 블로그를 뒤지지 않았다. 일상을 벗어나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는 나의 성향 탓인지 그곳에서 또 반복되는 일상을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여행임을 잊지 않으려, 제주에 가면 꼭 기념품을 사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소품샵에서 산 컵, 어느 날은 한라봉 초콜릿을. 마치 제주가 처음인 사람처럼 제주가 덕지덕지 묻은 기념품들을 가방에 실었다. 그러다 문득 그것들은 살 때, 짐을 풀어볼 때 말고는 별다른 감흥을 못 느낀다는 사실에 돈이 아까워졌다.

여행을 위해 돈을 쓰고, 여행임을 잊지 않기 위해 돈을 썼는데 여행도 기념품도 내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니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이왕이면, 좀 실속 있는 걸 사야 하지 않겠어?

그러다 눈에 들어온 게 아쿠아 디 파르마의 핸드크림이었고 발베니 위스키였다. 제주의 향이 나는 핸드크림은 쓸 때마다 그곳을 떠올리게 할 테고, 고독히 위스키를 마실 때마다 그곳을 추억할 것 같았다. 합리화는 끝났다. 평소에 좀처럼 나에게 돈을 쓰지 않는 나로서는 대단한 결심이었다. 물론 컵보다, 초콜릿보다 몇 배나 비쌌지만 쓰임새 만큼은 값의 곱절을 했다. 친구들에게 이 좋은 기념품들을 소문 내기 시작했다.


“야! 제주도는 아쿠아 디 파르마, 발베니야 발베니!”

”아니야! 제주도 면세점은 돔이 유명해 돔!”

”돔?”

”그래! 돔페리뇽!”


아 그 비싼 샴페인 돔페리뇽? 맞다! 나 샴페인 좋아하지 참!

그래 이번 휴가엔 돔페리뇽 하나 업어오겠다! 고 다짐했다.




WINE ㅣDom PérignonBrut Champagne (돔페리뇽 샴페인)



와인을 잘 모르는 이도 한 번쯤 들어봤을 그 이름 돔 페리뇽.

비비노 평점 4.3, 평가 약 14만 개에 빛나는 명성. 이름마저 영롱한 돔 페리뇽.

여러분들이 흔히 부르는 스파클링 와인의 대명사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만들어진 스파클링 와인에만 붙일 수 있는 명칭인데, 돔페리뇽은 이 샴페인을 처음 발견하고 탄생 시킨 사람의 이름이다.


"샴페인의 시초. 샴페인의 대명사. 돔페리뇽” 명성만큼 맛있을까? 그렇다. 최근에 면세점을 가지 못했으므로 마셔보지 못했다.

아.. 아득한 그 이름 돔페리뇽.

언젠가 마시게 되면, 이 글에 나의 테이스팅 노트를 추가해 두겠다.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는 없다.

이렇게 끝내기 아쉬우니 마셔본 스파클링 와인 세 가지를 추천한다.


클로디가 마셔본 스파클링 와인

#샴페인 #까바

1. Gosset l Extra-Brut Excellence Champagne N.V. 고셋 엑스트라 브뤼 엑셀랑스 샴페인

먹자마자 나도 모르게 했던 말을 기억한다. 이거 뭐야? 왜 빵 맛이 나? 지금이야 그게 샴페인에서 느낄 수 있는 토스트 / 이스트 맛인 걸 알았지만 샴페인에 샴자도 몰랐던 그때는 와인의 넥스트 레벨이 해제되는 느낌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맛을 느끼는 재미. 내가 와인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와인앤모어 혹은 와인샵 4~5만 원대 ㅣ홍대 드링크잇에서 발견한 적 있음


2. Charles de Cazanove Tradition Millésimé Brut Champagne 2008 샤를 드 카자노브 밀레짐 브뤼 샴페인

내가 아는 짧은 상식 선에서 샴페인에는 빈티지가 잘 붙지 않는다. 같은 해 수확한 포도로만 만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 그래서 빈티지가 붙은 샴페인을 “밀레짐”이라고 따로 부를 정도다. 그런데 이 카자노브 밀레짐 샴페인은 밀레짐인데도 불구하고 5만 원대의 가격이다.

비싼 거 아니야? 할 수 있지만, 한 해 생산된 포도만으로 만든 샴페인을 이 가격에 마셔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가성비는 다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비교적 짙은 노란빛. 이스트향과 과실향에 그 어떠한 안주도 필요 없는 샴페인이다.


이마트 혹은 와인샵 5만 원대 ㅣ 홍대 드링크잇에서 발견한 적 있음


3. Bohigas Reserva Cava Brut N.V 보히가스 리제르바 까바 브뤼 논빈티지

혹시 가성비 스파클링 와인을 찾고 있다면? 두 말할 것 없이 보히가스를 추천한다. 샴페인으로 스파클링 와인에 대한 선입견이 무너진 나지만 데일리로 샴페인을 마시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다 대안으로 찾은 보히가스 리제르바 까바 브뤼. 당도는 거의 제로에 가깝고, 적당한 버블, 사과향과 그 아래서 받쳐주는 토스티한 향. 마시고 나면 이 가격이라고?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지도.


와인샵 1만 원 후반대 ㅣ 강남 포도상회, 선릉 와인오피스에서 발견한 적 있음


(!)

아, 스파클링! 뽀글이! 왜 이렇게 다양하게 불리는 거야?

명칭이 종종 어렵게 느껴지는데 그럴 때 나는 아래 공식을 기억한다.

샴페인 = 프랑스 샹파뉴 지역

크레망 = 프랑스 샹파뉴 지역을 제외한 지역

까바 = 스페인

프로세코 = 이태리

공부하자면 한없이 해야겠지만, 복잡한 세상 가볍게 마시자고요!


Playlist | 지금은 제주 해안도로 드라이브 중 - 드라이브 플리


New Jeans(뉴 진스) - Hype Boy

샤이니 - VIEW

KIRIN(기린) - CITY BREEZE (feat. Jay Park)

이하이 - 빨간 립스틱

TWICE - Dance the Night Away

원더걸스 - Sweet&Easy

원더걸스 - 아름다운 그대에게

효린, 창모 - Blue Moon

SISTAR (씨스타) - I Swear

Brave Girls (브레이브걸스) - We Ride

SSAK3(싹스리) - 다시 여기 바닷가

이상순 - 다시 여기 바닷가 (Acoustic ver)

이상순 - 네가 종일 내려 (with 선우정아)

Day6 (Even of Day) - 파도가 끝나는 곳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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