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 속의 나
회의를 참여했다.
수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다양한 칭찬과 서로를 향한 위로가 주고받아졌다.
그런데 이상하다.
끝나고 내 머릿속에는 한 사람이 지나가듯 읊조린 하나의 이야기만이 자꾸 맴돈다.
미묘하게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나에 대한 이야기다. 네가 열정적이라 그런 거야.
어쩌면 그 말은 부정적인 말도 아니었을 수 있다.
나를 인정하는 칭찬이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아무 의미 없는 그 사람 입에 배어있는 하나의 단어였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말과 함께 붙어 있던 상황이 다소 힘들고 어려운 것이었기에 나는 그 말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려웠다.
나를 비난하고 싶은 걸까? 이 모든 상황이 나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는 걸까? 나의 최선이 누군가에게 보기 불편했다는 걸까?
자꾸 쓸데없는 상념들이 따라붙어 그날 하루를 망쳤다. 나의 하루가 너무 손쉽게 힘들어졌다.
왜 이렇게 나는 쉽게 흔들리는 것일까
수많은 사람 중 단 한 명의 말일뿐인데
큰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을지도 모르는 말일뿐인데
너무나 빠르게 영향받아버리는 나 자신을 보며 그러한 내 마음이 궁금해졌다.
왜일까, 타인이 지나가듯 뱉은 단 한마디에 왜 신경이 쓰이고 불편해질까
생각에 꼬리를 물다 어린 시절까지 생각이 이어졌다.
부모님이 나를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이 부정적이었을 때 내가 얻게 되었던 긴 시간의 꾸중이 기억났다.
중학교 친구와 다투었을 때 그 친구와의 싸움이 복도 구경거리가 되고, 결국 그 친구와 원수 아닌 원수가 되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기숙학원에서 재수하던 시절 만나게 된 생활지도교사의 부정적인 시선에 내가 얻게 된 감시의 불편함이 느껴졌다.
처음으로 나간 사회에서 받은 부정적인 평가에 면접에서 떨어지고 얻게 된 아득한 시간이 생각났다.
그랬다.
타인의 가벼운 부정적인 시선과 평가에도 나의 삶은 쉽게 영향받는 것이 당연했다.
다른 사람의 긍정적인 시선은 나의 삶을 그대로 유지해 주거나 더 좋게 만들어줬지만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시선은 나의 삶에 어려움을 야기하는 순간이 분명 많았기에
어쩌면 나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던 것은
긴 시간 동안 학습되어 온 상흔이 아니었을까.
정당한 방어가 아니었을까.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해왔던 고민과 노력의 흔적이 아니었을까.
이제는 안다.
상대방이 던지는 단 하나의 부정적 시선과 평가가 나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누군가의 부정적인 말이 어느 날 갑자기 나를 향한 긍정적인 말로 탈바꿈되어 있을 때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타인의 말 한마디에 너무나 큰 상처를 입던 어린 시절의 나를 지나 이제는 그 말 한마디가 내 삶에 엄청난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사실도.
그럼에도 영향받아버린 어린 시절 나에게, 그 마음을 가지고 커버린 지금의 나에게
너의 속상함과 불편함, 신경쓰임은 당연한 것이라고
너를 지키기 위한 너의 애씀이라고
오늘도 너 자신을 위하느라 고생 많았다고
누군가가 가볍게 던진 말조차 너 자신을 발전시키는 거름으로 삼는 네가 정말 멋지고 용기 있고 대단하다고
토닥토닥
쓰담쓰담
칭찬과 인정을 건넨다.
그렇게 박수를 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