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마케팅과 브랜딩과 욕구의 접점을 향해
브랜딩을 위한 브랜딩은 NO
브랜딩, 브랜딩, 브랜딩. 브랜딩에 계속 집착하다 보면 가끔 길을 잃는 순간이 온다. 브랜딩을 위한 사업인지, 사업을 위한 브랜딩인지 헷갈린다. 그럴 땐 목표와 수단을 명확히 재정의하는 게 도움이 된다. '브랜딩'은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어 사업을 번창하게 하는 수단이다. 브랜딩이란 수단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매출'이 목표다. 우리는 매출을 위해 소비자를 설득해야 한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기획은 이성적으로 하고 설득은 감성적으로 해야 한다. 백화점 구두 매장의 판매 사원을 떠올려보자. 나에게 신발을 판매하는 게 그들의 목적임을 알기에, 자신도 모르게 '고객님이랑 너무 잘 어울려요' 같은 영업용 멘트를 경계하게 된다. 그런데 판매를 정말 잘하는 분 앞에선 다르다. 그들은 미처 생각지도 못한 불편함까지 생각해 주며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평소에 구두를 신으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 주로 어떤 옷을 입는지 물어보며 신발을 세심하게 골라준다. 평소의 고민을 관통하는 친절한 설명에 이내 경계심이 사그라들고, 우리는 결국 구두를 구매하게 된다. 브랜딩에서도 동일하다. 소비자보다 먼저 '불편함'을 발견하고(이성적), '친절하게 설명'(감성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언제 불편함을 느끼는지 알아보자.
우리는 손해를 싫어한다
마케팅에서 가장 강력하게 작용하는 인간의 본성이다. 만약 마트에 프라이팬을 사러 갔는데, 맥주가 50% 할인 중이라는 피켓을 봤다. 과연 쉽게 지나칠 수 있을까? 우리는 합리화하기 시작한다. 분명 필요 없는 물건이었고 지출하지 않는 게 맞지만, '50% 할인하는 맥주를 사지 않는 건 손해 아냐?'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지금의 구매는 미래의 손해(할인하지 않을 때 사는 맥주값 - 지금 사는 맥주값)를 방지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는 맥주를 구입하게 된다. 손해를 멀리하는 본성이 소비를 이끌어낸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도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없는 부르는 게 값인 시장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결혼과 아기용품 시장이다. 결혼시장엔 소위 스드메(결혼에 필요한 3요소 :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웨딩업체가 존재한다. 그런데 각각의 가격도 부르는 게 값인 데다 사진이나 영상 촬영을 옵션으로 하면 수십만 원이 추가된다. 아기용품도 마찬가지다. 부모들이 아기에게 좋은 걸 해주고 싶은 마음에 아무리 값비싸도 해줄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충주에 한 아기 매장 용품샵은 '두 아빠가 17년도에 애기 낳고 비싼 유아용품 사다가 열받아서 차린 매장'이라는 현수막도 있다. 이러한 정보 불균형이 있는 시장의 가격투명성을 확보하는 것도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하나의 방법이다.
가격을 지불할 명분이 필요해
제품의 특별한 강점(스토리)은 손해 보는 느낌을 줄여 준다. 개개인마다 제품을 구매하는 동기는 서로 다르다. 어떤 사람은 디자인이 이뻐서 구매하고, 어떤 사람은 무게가 가벼워서 구매한다. 아무리 제품이 비싸도 특정 가치를 우선한 사람은 구매한다. 예를 들어 파타고니아나 프라이탁의 가방을 몇십만 원 주고 구매하는 이유도 환경보호라는 가치에 동참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추구하고 싶은 가치가 명확하면 어느 누군가는 공감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