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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ig Green

크레이그 그린

by KIDAE 기대

Central Saint Mrins의 MA Fashion 과정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디자이너들이 졸업한 곳으로 유명하다. Central Saint Mrins을 졸업한 디자이너들 중 현역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디자이너들이 많다. 그중 Craig Green이라는 영국출신 남성복 디자이너는 내가 MA Fashion과정에 입학하기 몇 해 전 졸업 한 디자이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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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의 옷을 접한 곳은 아마 도버스트리트마캣 일 것이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정말 독특한 스타일의 옷이었다. 그의 옷과 패션 상품은 예술작품 같으면서도 입고 착용하기에 불편하지는 않다. 특유의 색조합과 구조적 디테일이 돋보인다. 독특하고 창의적인 현대 영국패션 스타일을 보여주는 예시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본인의 스타일이 명확하다.


그의 MA Fashion과정의 졸업작품은 크기가 서로 다른 원통과 사각기둥을 모델의 몸에 휘감은 입을 수 있는 옷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었다. 하지만 졸업 후 자신의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점차 입을 수 입는 옷을 디자인하였다. 지금도 그의 쇼과 캠페인 속 작품을 보면 입을 수 없는 옷들도 있지만, 입을 수 있는 옷과 그의 졸업 작품처럼 모델을 오브제로 장식한 스타일을 볼 수 가있다.


London College of Fashion의 Placement 과정을 위해 인턴으로 근무할 곳을 찾아다니며 면접을 보러 다닐 때, 면접을 위해 Craig Green의 스튜디오에 방문한 적이 있다. 옆반의 '마마'라는 중국 여자애가 이곳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녀는 직원할인으로 Craig Green의 옷을 마음껏 사들이고 있다고 들었다. 돈 많은 중국인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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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서는 Craig Green은 볼 수 없었다. 온통 하얀 벽인 스튜디오에서 Craig Green의 어시스턴트라는 백인여자가 나의 인턴 면접을 위해 직은 문에서 나왔다. 그녀는 내가 가져간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그리고 연락을 준다고 했다. 그렇게 면접이 끝나고 연락은 오지 않았다. Craig Green이 나의 희망 인턴 근무지 1순위 이길 바랬다. 하지만 어쩔 수없이 첫 인턴 근무지는 쇼디치하이스트리트에 위치한 드라가나라는 디자이너의 쇼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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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학과 과정 중 MA Fashion과정에 입학하고 이미 졸업한 선배 디자이너들을 불러서 그들에게 패션 산업에 대한 예기를 듣고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는 강연이 열렸다. 그때 Craig Green과 다른 디자이너가 학교를 방문했다. 그 들은 정말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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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중에 Craig Green은 졸업작품은 실제 상품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의 졸업작품은 그럴 것 같았다. 하지만 몇몇 디자이너들은 MA Fashion과정에서의 졸업 작품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전개해 나가기도 한다. 나와 함께 졸업한 친구들 중 몇 명이 그러하다. 그들은 돈이 엄청 많은 것 같기도 하다.


Craig Green의 가장 현실적인 조언 중 하나는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 후 스튜디오를 오픈했는데 옷이 팔리지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으려고 옷의 판매 경로를 늘려 나갔다. 이 과정이 처음엔 막막해도 집중해서 파고들면 길이 생긴다고 했다. 패션을 공부하는 나에게 와닿았다.


강연에 참석해 준 다른 디자이너는 부유층을 상대로 고가의 맞춤 드레스를 제작하고 있었다. 그는 영국출신이 아니었다. 그의 경험상 졸업 후에도 영국에서 활동하려면 비자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영국에 계속 체류하기 위해 영국인 파트너를 만나 법적으로 결혼했다고 한다.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비자를 얻는 쉬운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Central Saint Mrins의 학생들은 전 세계에서 패션공부를 위해 영국으로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학과 과정이 종료되면 비자도 곧바로 종료된다. 영국의 정책에 따라 졸업 후 채류기간도 달라지지만 내가 있을 때는 2개월뿐이었다. 영국에서 계속 활동하고 싶으면 2개월 안에 비자 문재를 해결해야 했다.


MA Fashion과정의 메인 튜터인 Fabio는 학생들에게 좋아하는 디자이너를 묻곤 한다. 튜토리얼 시간에 학생들이 좋아하는 디자이너를 불러 개인적으로 작업물을 보여주며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수업시간을 마련해 준다. 나는 MA Fashion과정의 면접에 좋아하는 디자이너를 언급할 때 Craig Green을 언급하기도 했고, Fabio가 좋아하는 디자이너를 물어봤을 때 역시 Craig Green을 말했다.


Central Saint Mrins의 MA Fashion과정을 졸업해 유명한 패션디자이너를 불러 들일 수 있는 건 Fabio의 특권이기도 하다. 그가 그들을 가르쳤기 때문이다. 내가 Craig Green을 언급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튜토리얼 시간에 Craig Green을 불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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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튜토리얼 순서를 정하는 공고가 게시판에 붙었다. 학생들은 원하는 시간의 칸에 자신의 이름을 써서 예약시간을 정한다. 나는 이공 고를 모르고 있다가 같은 반 친구인 Nency에게서 연락이 와서 알게 되었다. Nency는 친절하게 내가 원하는 시간을 물어보곤 내 이름을 적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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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 예약시간에 Craig Green을 보러 학과장으로 들어갔다. 짧고 붉은 머리와 수염 Craig Green은 나를 친절하게 인사해 주었다. 당시 학과 과정의 숏프로젝트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작업 물을 보여주었다. 당시 환영에 관한 작업을 하고 있어서 옷이 여러 겹 겹쳐 저 있는 디자인을 그렸었다.


그는 내가 드로잉으로 그린 의류를 보곤 실현화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제작할 때 잘 생각하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리고 우연인지 아닌진 모르겠으나 그 후 그의 캡슐 컬랙션으로 내 디자인 콘셉트와 같은 상품을 출시했다. 도버스트리트마캣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튜토리얼이 얼추 마무리되었을 때, 내가 인턴 면접을 보러 그의 스튜디오에 방문한 적이 있다고 그에게 말했다. 그리고 면접 후 연락을 못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의 어시스턴트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왜 연락 안 했을까? 의아해했다. 그는 나보다 먼저 이곳에서 공부한 선배로써 앞으로 남은 학과 과정을 잘하라고 응원해 줬다.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아직도 그는 남성복 시장에서 그의 작품은 아직도 독보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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