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bath

바스

by KIDAE 기대

영국 생활동안에 런던 외곽 지역의 관광은 브라이튼 밖에 가보질 못했다. 브라이튼도 물론 내가 좋아하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영국의 다른 곳도 가보고 싶었다. 어느 날 영국의. bath라는 지역으로 친구와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당시 쇼디치하이스트리트역 주변의 드라가나의 의상실에서 인턴으로 근무를 하고 있었다. 나의 일상생활을 궁금해하는 드라가나는 나에게 휴일에 무엇을 할 것 인지 물어보았다. 나는 친구와. bath에 간다고 말했다. 그걸 옆에서 듣던 드라가나의 친구는 " take a bath in the bath"라는 아재 개그를 선보였다. 나는 멋쩍게 웃어주었다. 유럽이은 한국이든 비슷한 개그 유형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녀의 개그처럼 bath는 현대의 목욕을 뜻하는 bath라는 영어단어의 어원이 처음 시작된 곳이다. 드라가나는 부러워하며 잘 갔다 오라고 했다.


기차를 타고 bath로 향했다.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bath에 도착 후 친구가 예약한 에어비엔비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bath지역의 꼭대기에 있는 것 같았다. 숙소를 찾아가는 길은 험난했다. 비가 온 뒤라 진흙으로 뒤덮여 있는 길을 지나며 신발이 온통 진흙 투성이가 되기도 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bath 전경을 볼 수 있었다. 숙소는 그만큼 높은 지대에 있는 곳이었다. 백인 여자와 고양이 두 마리가 숙소에서 반겨 주었다. 집주인은 엄청 친절했고, 슈퍼마켓과 레스토랑 위치등 우리가 물어보는 주변정보를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우리의 방은 2층 한쪽의 작은 방이었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으로 여행을 왔기 때문에 잠시 휴식을 취한 뒤 bath를 구경하러 시내로 향했다.

bath의 시내는 아기자기했다. 런던과 같은 대도시의 현대적 건물보다는 오래전에 지어진 고풍스럽고 작은 건물들이 많았다. 아주 오래 전의 대중목욕탕이 아직도 유적지로 남아있어 관광지로 사용되고 있지만 우리는 방문하지는 않았다. 대신 현대적으로 지어진 사우나 시설을 방문했는데 여러 가지 최신 시설이 있었지만 한국의 스파시설보다는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영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사우나와 옥상의 온천수로 채워진 풀장에서 재미있게 놀았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레스토랑들이 다 문을 닫아서 결국 맥도널드에서 햄버거 세트를 사 와 숙소에서 먹었다.


다음날 우리는 숙소 주인과 고양이에게 인사를 하고 다시 bath시내로 향했다. 숙소 앞에 큰 펍이 있어서 식사가 되는지 물어보고 가능하다고 해서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이펍의 스테이크는 먹을만했다. 낮에 다시 방문한 bath의 시내는 더 평화로웠고 따뜻한 느낌이었다. 네모난 벽돌로 잘 정돈된 거리에서 비눗방울을 이용해 공연을 하는 사람,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소리 등. bath의 분위기는 영국의 다른 도시들보다 따듯하게 느껴졌다.

기차역으로 가는 길 바게트가 쌓여있는 상점을 발견했다. 이 상점은 바게트에 다양한 내용물을 넣어서 팔았는데, 한국에서 먹던 참치마요가 생각나서 참치와 마요네즈가 섞인 것이 발려있는 바게트를 사 먹었다. 한국에서 먹던 것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영국은, 로마 사람들이 영국본토인 잉글랜드 섬으로 진출하면서 본토인들이 척박한 북쪽과 서쪽 영토로 쫓겨났다. 스코틀엔드와 웨일스 등에 사는 사람들이 원주민들인 것이다. 로마사람들이 잉글랜드 섬으로 진출했을 때 온천수가 나오는 bath를 개발해 대중목욕탕으로 쓰였고, 귀족들도 휴향을 위해 방문했다고 한다. 이러한 유적이 아직도 잘 보존되어 있어서 bath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유산으로 등제되어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영국 생활동안 bath는 이번에 방문한 한 번이 유일했다.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02화Craig Gr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