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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VER STREET MARKET

도버스트리트 마캣 - 꼼데갸르송

by KIDAE 기대

도버스트리트마켓은 영국의 도버스트리트에서 시작되었다. 대학생활이 시작되고 한창 친구들과 런던을 탐험하며 돌아다니는 것을 즐겼다. 패션을 공부하러 왔지만 웬만한 사람보다 브랜드나 패션산업에 대해 몰랐 던 것 같다. 그저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를 좋아했고 한 패션 디자이너의 쇼에 감동을 받아 그가 살던 나라에서 패션공부를 시작하였다.

하루는 친구들과 여러 편집숍을 돌아나니며 런던의 패션을 즐겼다. 한 친구가 거리에서 바로 보이는 지하층의 창문을 가리키며 도버스트릿마켓 이라며 구경을 가자고 했다. 내 기억에는 지금과 같이 화려한 인테리어는 없었던 것 같고, 지금의 도버스트리트 마켓 일층의 꼼데가르송의 쇼에서 봤던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의 옷도 못 봤던 것 같다. 내가 못 봤을 수도 있다.

도버스트리트의 도버스트리스마켓은 그라운드 플로워와 지하층으로 이루어져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 기억으로는 작은 편집숍이었다. 그 당시에는 레이가와쿠보가 누군지도 몰랐고, 내가 지금은 사라진 패션의 역사 속에 있었는지도 몰랐다. 도머스트리트마켓은 일본의 패션디자이너인 레이가와쿠보와 그의 남편이 설립했다. 처음에는 꼼데갸르송의 아방가르드한 옷을 판매할 곳이 없어, 이 옷을 판매하려고 설립되었다고 들은 것도 같은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작은 편집 매장이었던 도버스트리트마켓은 런던의 가장 중심부 중 하나인 레스터스퀘어 역 주변으로 옮겨졌다. 웬만한 백화점 뺨치는 크기의 거대한 건물과 각 층에는 독특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빈티지 목재들이 얼기설기 붙어있기도 하고, 공룡의 뼈가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기도 한다.


근무자들도 하나같이 꼼데갸르송의 스타일로 스타일리시하게 꾸미고 있다.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 스테프들이 멋지게 구미고 있는 것을 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다. 저 나이에도 저런 스타일링으로 자신을 꾸밀 수 있다니! 나이가 많은 스테프들은 경력이 많은 만큼 오래 거래한 고객들의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가끔 학교친구들이 도버스트리트마켓에서 레이가와쿠보를 보았다는 목격담을 듣곤 하였다. 하지만 나는 본 적이 없다.

도버스트리스마켓은 나에게는 마치 도서관 같았다. 패션을 선도하는 디자이너들의 최신 상품들을 눈으로 직접 보고 만져보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옷의 구조와 소재, 디테일까지 경험할 수 있었다. 옥스퍼드스트리트의 유니클로에서 얼터레이션으로 일하면서 쉬는 시간마다 도버스트리트마켓에 가 최신 의류들을 둘러보았다.


일층에는 꼼데갸르송의 메인라인의 아방가르드한 옷들과 액세서리 브랜드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던 디자이너는 준야와 타베였다. 그는 꼼데갸르송에서 패턴을 다루다가 자신의 레이블까지 갖게 되었다. 그 시절 나는 패턴 컷팅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옷의 패턴을 변형한 디자인을 구사하던 그의 디자인이 좋았다. 도버스트리트마켓에 가면 패션쇼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의 옷의 디테일까지 찾아볼 수가 있었다.

그가 디자인한 가방이 등판에 삽입되어 있는 등산용 점퍼, 심지어 이 재킷은 리버서블에 안쪽의 등판에도 가방이 삽입되어 있다. 그의 디자인은 복잡하고 텍크적인 디테일이 많다. 아직도 이점퍼가 생각나는 이유는 그 당시 엄청 사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서 망설이다가 결국 사지 못했다.


내가 경험했던 시기의 도버스트리트마켓은 베트멍이 있었고, 베트멍과 리복의 콜라보 운동화를 엄청 사고 싶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팔라스가 작은 행거를 차지하고 있었다. 지하층은 럭셔리보다는 스트리트무드의 브랜드들이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층이기도 했다. 언더커버, 스튜시, 크레이그린 등... 라프시몬스와 아디다스의 첫 번째 콜라보 운동화를 구입하기도 했다. 사이즈가 안 맞아도 몇 달간 억지로 신고 다녔다. 이 운동화는 Y-3 매장에서도 볼 수 있었다.


2층부터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차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더 이상 편집숍이 아닌 백화점 같았다. 맨 위층의 로즈카페의 카푸치노는 정말 부드럽다. 도쿄의 도버스트리트마켓을 방문했을 때에도 영국에서 마시던 카푸치노가 생각나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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