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수술받기 일주일 전 강릉으로 여행을 떠났다. 일 년 전 발목이 골절되어 3차례 수술을 받고 마지막 수술을 앞두고 여행을 계획했다. 수술하면 1달은 못 움직이기 때문이다. 일본 여행을 다녀온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여행하는 동안 다리가 아플까 걱정되지는 않았다.
강릉으로 정한 이유는 다리를 최대한 많이 써야 했기 때문에 걸어서 여행할 곳이 여야 했고, 집에서 가까운 상봉역에서 KTX를 타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서울역까지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강릉으로 여행을 가기 전에는 초당원길리라는 길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숙소를 초당원길 초입에 잡은 덕분에 초당원길따라서 들어서 있는 맛집들과 카페 등을 즐길 수 있었다.
초당원길길에 위치한 마카라는 일본 텐동 식당에 들어서서 창문에 붙어있는 1인용 테이블에 않으면 창문 너머로 '이화해변'이 보인다. 이화해변은 독특하다 그리고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 왜? 이화해변으로 이름을 지었을까? 누가 이렇게 이름을 지을 생각을 했을까? 식당에 앉아 해변을 바라볼 수 있는 뷰라면 누구라도 만족할 것이다.
하지만 창문 넘어 뷰는 바다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화해변은 해변이 아닌 빌라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빌라의 이름이 이화해변이라니! 이것이 강릉의 감성인가? 생각해 본다.바닷가 낭만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왜 이렇게 이름을 지었는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일상의 반전 여행에서 발견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일상에서 이화해변을 경험했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 같다. 여행은 일상에서 무뎌진 감성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사물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이름이 아니라면 앞서 내가 느꼈던 감정처럼 그것에 대해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기(관심)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 이것도 마케팅 같은 것인가? 나도 언젠간 이런 방법으로 마케팅을 기획해 보고 싶고 싶다. 기억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 마케팅! 이화 해변에 마케팅 당한 나는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