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함과 즐거움의 간격에 대하여
먹고 마시는 일은 과거부터 생존과 직결된 행위였지만, 그것은 오늘날 각자에게 특별한 의미로 확장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크리스마스이브에 와인과 함께 곁들이는 식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또, 한바탕 눈물을 쏟았던 날 허겁지겁 뜨는 아이스크림 한통은? 감정을 증폭시키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는 식음(食飮)이라는 행위는 곧 자아와 직결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상하게 그 순간을 망설인다. 맛있게 먹고 난 뒤 찾아오는 묵직한 죄책감은, 마음의 문제라기보다 사회적으로 증폭된 뒤틀린 관념에 가깝다. ‘적게 먹어야 옳다’, ‘건강한 음식만 먹어야 한다’, ‘즐거움은 비만으로 직결된다’는 말들이 우리 일상에 너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정은 해가 뜨고 지는 과정에서 수십 번씩 기복을 겪는다. 따뜻한 국물이 위로가 되는 날이 있고, 달콤한 디저트가 마음을 붙잡아주는 순간도 있다. 그것은 마치 “괜찮다”는 말을 대신해 주는 존재가 된다.
좋아하는 음식을 꺼내 놓는 것도 나를 돌보는 일이며, 건강식품을 소비하는 것도 나를 돌보는 행위다. 방식이 다를 뿐, 모두 나를 위한 선택이라는 동일한 뿌리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음식을 대하는 태도는 결국 나를 대하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스스로를 억누르는 마음으로 먹는 것은, 결국 나를 억누르는 삶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며 먹는 순간에는 묘한 안정감이 생긴다. 내가 나를 존중하고 있다는 조용한 확신이 자리 잡는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도, 건강한 음식을 먹는 일에도 어떤 죄책감도 붙여서는 안 된다. 그 둘은 서로 모순되는 선택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두 가지 형태의 자기 돌봄이다.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돌보는 마음에서 출발한다면 어떤 음식도 ‘실패’가 아니고 어떤 순간도 ‘무너진 식사’가 아니다. 우리는 그저, 오늘의 나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선택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