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랜만에 전하는 <토요일에 전하는 일상>에 대한 쓸데없는 걱정.
이야기를 하나씩 엮어 서사가 실린 소설을 구상하며 2024년의 절반을 보냈다. 이렇게 여름이 한창인 때, 다시 생각을 긁적이려고 마음먹었다.
딱히 어떤류의 글을 쓰겠다는 생각 없이 '무엇인가 쓰야지'라는 생각으로 <토요일에 전하는 일상>을 돌아보았다. 이 <토요일에 전하는 일상>으로 일상에서 일어난 일로 생각을 정리하여 이야기를 시작한 것은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부터이다. 처음에는 막연히 일주일간 일어난 이야기를 정리하며 적다 보니 토요일을 많이 이용하게 되어 붙인 매거진 제목이다. 그러다 보니 한 주일을 마무리하는 느낌도 없잖아 있었다.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긁적이기 시작한 소설로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하다 보니 일상에서 전하는 이야기를 한동안 등한시하였다. 그러다 서사에 대한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일상의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글쓰기를 며칠 쉬면 생활에서 무엇인가 빼놓은 느낌과 어딘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이 "글쓰기 중독"인듯하다. 항상 무엇인가를 끄적이며,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부가 되어버렸는데 그 일부를 하지 않은 느낌인 것이다.
서사를 구상한다는 것과 생각을 옮긴다는 것은 다른 류의 글쓰기가 된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나의 생각을 옮기는 작업이다. 서사를 구상하면서 세계관을 만드는 것도 힘든 작업이지만 짬짬이 내 생각을 적어보며 두뇌를 쉬게 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것을 요즘 느끼고 있다. 글 쓰는 사람의 휴식은 가벼운 글을 써보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생각은 생각을 부른다. 특별한 생각이 없어도 생각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 생각을 지속하는 방법이리라. 요즘은 생각을 한다는 것과 생각하는 것을 안다는 것이 같은 생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은 생각하는 사람만이 생각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뇌과학자들의 생각이 나에게도 옮은 것일까?
생각을 멈추고는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느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 시간들이 있어야 글로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을 이곳 브런치스토리의 작가들은 안다. 그래서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그들의 생각을 읽는다는 느낌이 좋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작가,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작가,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생각을 하는 작가, 같은 직업이지만 다른 환경이기에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작가 등등으로 하여 항상 부족한 나를 발견한다. 그래서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는 내가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그런 생각으로 나는 브런치에 생각을 옮기고, 서사를 꾸려본다.
나의 글쓰기 생활에 약간의 변화가 생긴 느낌을 가지게 된 요즘에 이런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느낌이라는 신념으로 글을 쓴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지각변동이 일어난다는 2020년대에 들어섰다고 생각하는 것이, 나 혼자만은 아니리라 본다. 코로나로 혼돈의 시간들을 보내고 변해버린 분위기의 사회에 적응해야 하는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이 빨리 변하는 시대에 적응하기를 바라며, 나 또한 그렇게 빨리 적응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다시 일상의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나의 글이 다르게 느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또 쓸데없는 걱정을 하면서 말을 늘어놓는다. 다시 일상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마음이 새로운 마음이 아니라 계속 있어왔던 일처럼 아무렇지 않게 연결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8월 무더위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