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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질병 코드 MG2A: Old Age

노화도 질병인 시대에 사는 우리.

by 나니야

우리가 질병에 걸리면 병원(혹은 의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고 처방전을 발급받는다. 그 처방전으로 약국에서 약을 타서 먹으며 완치되기를 원한다. 인류가 흔하게 걸리는 질병 중 하나로 감기가 있다. 감기는 영어로 common cold라고 하며 질병코드는 J00이다. 감기라고 부르는 이 질병의 정확한 명칭은 "급성 비인두염"이다. 내 질병명이 궁금한 사람은 한 번쯤 처방전에 적힌 질병코드를 인터넷에 검색한 경험이 있으리라 본다. 이렇듯 우리가 걸리는 질병을 분류하고 관리하는 기관이 존재하며 이 질병을 분류하는 코드가 존재한다.


질병 코드는 WHO에서 질병 및 건강 관련 문제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표준화하여 통계 및 연구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국제 질병 분류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ICD)"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ICD를 기반으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세계가 디지털화되는 환경에서 질병 분류도 디지털화되어야 했다. 이런 디지털환경에서 의료 정보의 표준화 및 데이터 분석의 정확성 향상에 기대하며 2022년, 30년 만에 "국제 질병 분류 11차 개정판(ICD-11)"이 이루어졌다. 이 ICD-11에는 질병코드 MG2A: Old Age라는 것이 있다.


Old Age, 우리말로 하면 노년기(사람이 나이가 들어 늙은 시기)이다. 이렇게 노화에 붙은 질병코드는 노화가 단순히 불가역적 현상이 아니라 진단, 예방,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인식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인식의 변화는 노화 관련 연구와 항노화 치료제 시장의 촉진 요인이 되었다. 또 질병 코드가 부여되면 노화 관련 질환에 대한 보험 적용의 가능성이 열리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100세 시대를 사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수익시장인 노화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늙음도 예방이 가능하고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인식하여, 처방받고 약을 복용하면 늙지 않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늙음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이다. 이제는 "늙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되었다. 70대, 80대가 되면 노화로 진단받고 항노화제를 처방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며 동시에 50대 60대에 예방을 노화 예방을 위해 처방을 받고 약을 복용한다는 의미이다. 참으로 신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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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은 직장인이다. 쓰고 싶은 글만 잘 쓰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 현실이 아쉽다. 그래서 현실을 무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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