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현장을 정리하자면 ‘정리정돈의 날’이었다. 난방배관이 들어오기로 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오늘은 들어오지 못했다. 기상 상황 때문인지 계획했던 일정에 변동이 있을 것 같아서인지 오전 7시부터 대표님에게 전화가 왔었고 오후에도 계속 전화가 왔다. 현장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어쩐지 덜컥 가슴이 내려앉는 느낌부터 든다. 나는 아직도 현장이 불안한가 보다. 오늘은 공사한 현장을 사진으로 받아 보았다. 랜선으로 점호하는 기분이었다. 사무실 들어가는 문의 바닥을 깠고 단차가 없어진 출입구는 낯설어 보였다. 아내와 오후 늦게 현장에 가서 보았을 때는 가림막 때문에 지층에 출입할 수가 없었는데 이 출입구를 밟고 들어갔을 때는 어떤 느낌일지가 궁금했다.
1층은 정리정돈이 깔끔하게 되어 있었고 아내는 주방 공간을 마주하고 서서 한참을 고민했다. 그리고는 시그니처 냉장고 문 여는 위치를 바꿔야 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고 했다. 처음부터 김치 냉장고를 새로 사는 걸로 했더라면 주방 설계가 달라졌을 수도 있겠다고도 했다. 11자 주방의 레이아웃을 얻기까지 아내가 고민했던 날들을 알기에 나는 아쉬웠다. 현장 방문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서 냉장고를 해결하면서 11자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혼자 생각해 보았다. 우리 집에 다녀오면 항상 진도가 잘 나가고 있는 기분이 들었는데오늘은 새로운 과제가 생긴 기분이 들었다. 이제 삼분의 일이 지나고 있다.
* 어제까지 있었던 계단과 현관 앞의 단차들이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다. 걸레받이 없는 거실 같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