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된 노후주택 리모델링 스물넷째 날

by 일조

오늘은 공사 사진을 받아보지 못하였다. 1층은 목공이 거의 마무리되었고 지층은 벽체를 세우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지층은 벽에 구멍 뚫려 있는 곳이 많고 기존에 나 있던 창을 다 막을 예정이었어서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지 궁금했었다. 벽체로 덮기 전에 확인을 해 보고 싶었는데 못 해서 많이 아쉬운 마음이다.

아내는 내일 싱크 사장님과 미팅을 앞두고 이것저것 정해야 할 것이 많은 모양이었다. 하루 종일 노트북과 패드를 들고 다니면서 이런저런 자료들을 계속 서치하고 있었다. 저녁 마을 산책을 하는 길에서 아내는 싱크대 상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인조대리석이 있고, 엔지니어드스톤이 있고, 세라믹이 있는데 세라믹은 중국산도 있고, 엔지니어드스톤은 만드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나온다는 확실친 않지만 어디서 그런 걸 봤다는 이야기 인조대리석은 뜨거운 것을 올리기 조심스럽다는 이야기, 색에 따라 하얗게 올라올수도 있다는 이야기, 세라믹으로 하려면 아일랜드를 했을 때 가장 빛이 난다는 이야기 어느 아파트는 32평인데 인테리어비만 7천만원이 넘게 나왔다는 이야기 등등 싱크대 상판 하나만 가지고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해 보였다.

나는 그 옆에서 조용히 듣고 걷고 고개만 끄덕거렸다. 아내가 열심히 알아봐서 좋은 걸로 정하고 나면 내 사무실에 들어갈 싱크대도 똑 같은 걸로 하자고 할 심산이었기 때문이다. 일종의 묻어가기 전략이랄까. 업혀가는 심보랄까. 산책을 다녀와 저녁을 먹고 여행가방에 서울에서 묵을 옷을 싸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시골 한달살이 이제 3일차인데 시골 부부가 서울 놀러가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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