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된 노후주택 리모델링 서른번째 날

by 일조

아침에 눈 뜨면 오늘은 얼마가 추가될까를 생각한다. 공사가 마감 공정에 들어가면서 계획했던 예산을 많이 초과하기 시작했다. 예비비로 준비했던 돈들은 진작 바닥이 나 버렸다. 시공이 어려워서, 자재가 등급이 올라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길이보다 길어져서 등등 여러 이유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공사를 시작하면서 계속 자료를 보게 되고 눈은 그에 맞춰 점점 높아진다. 그런 눈으로 처음에 계약했던 공사 자재들과 샘플들을 보면 눈에 차지가 않는다. 집을 이렇게 다 뜯어 고쳤는데 옛날 마루를 까는게 괜찮은 건가? 하면서 자문을 하게 된다.

아내와 나는 그렇게 은근히 서로를 부추기면서 공정은 조금씩 올라가고 자재는 등급이 슬며시 바뀐다. 생각지도 않았던 세탁기건조기가 교체된다.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이 있다. 리모델링은 공사를 끝내놓고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하는 집의 구조와 형태와 기능과 마감을 정해놓고 나서 시작을 해야 한다. 예산만 정해놓는 것은 의미 없다. 추가비용 없다는 말에 속지도 말자. 업체는 부추기지 않겠지만 스스로의 마음에 넘어가지 않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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