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된 노후주택 리모델링 스물여섯째 날

by 일조

목공 작업이 주를 넘겨 이어지고 있다. 솜씨 있는 목수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의 의미를 점점 깨닫고 있다. 목공의 영역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넓었다. 벽을 만드는 것부터 천장의 공간을 나누고 벽체가 얇은 곳을 보강하기도 하고 아트월이 될 곳에는 H빔에도 나무를 달기도 했다. 목공으로 벽이 틀어진 방을 바로잡을 수도 있고 커튼 박스도 전부 목공으로 만들었다.

목공에 따라 문틀의 형태도 문선의 종류도 달라졌다. 요즘 많이 하는 무몰딩, 무걸레받이, 9미리 문선 등 디자인의 많은 부분이 목공에 따라 잘 나오고 못 나오고가 결정되고 있었다. 목공 일을 제대로 오래 잘 하기 위해서는 트렌드에 맞춰서 계속 실력과 기술을 업데이트 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지층에 전열 교환기를 세 곳에 달기로 했었다. 천장에서 이만큼 단이 내려와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크게 신경쓰일 일이 있겠나 싶었다. 그런데 실제로 전열 교환기만큼 내려온 단을 보았을 때 나는 크게 당황했다.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존재감이 컷기 때문이다. 지층은 안 그래도 천고가 낮은데 한 쪽이 더 낮아지니까 그 앞에 책상을 놓고 업무를 보려는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상상할 때의 이만큼과 실제 볼 때의 이만큼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또 하나 배웠다. 그래도 곰팡이가 너무 심해서 환기가 필수인 지층에 전열교환기를 달기로 한 결정을 후회하지 않았다. 두고두고 정말 잘 쓸 것 같기 때문이다. 내 책상 위치야 다시 고민해서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아내는 어제 밤을 샜다. 공사가 리모델링을 넘어 인테리어의 영역에 들어가면서 골라야 것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아내는 뭔가를 고르기 어려워한다. 본인이 알아야 할 것들을 다 알아봐야 확신이 생기고 그래야 선택할 수 있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바닥을 정하는 일, 벽지를 고르는 일, 싱크대 상판을 정하는 일, 싱크대 가구의 색과 세면대 가구의 색을 선택하는 일, 이 모든 것은 하나하나 독립적이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래서 아내는 어제 밤을 샜고 오늘 새벽에야 정한 것들을 전달해 줄 수 있었다.

싱크대 도면을 받아 보고 다시 우리 집 뚱냉이 고민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냉장고 장의 기본은 깊이가 700인데 뚱냉은 900이 넘었고 어떻게든 장과 맞춰서 만들어지기 힘든 상황이었다. 튀어나온 냉장고 위에 먼지가 쌓이는 것이 그렇게도 꼴보기 싫었던 아내는 냉장고 장을 꼭 해 넣고 싶어 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자료들을 다시 서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잠자리에 누워 “프리스탠딩을 해야 하나……” 를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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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밖도 목공의 영역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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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들을 벽에 밀착시켜 정리해 주는 것도 배관이 나갈 곳을 만들어주는 것도 목공으로 할 수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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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하던 것과 실제로 눈으로 보았을 때 다르다는 가르침을 준 전열 교환기 자리. 사진으로 볼 때와 실제로 보는 것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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