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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흔 Oct 22. 2024

격려사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당당한 작가이다. 

격려사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묘한 작업이다. 특히 평생 글쓰기는 자신과 동떨어진 사람들만의 작업이라는 생각으로 아예 글쓰기에 엄두도 내지 못하던 사람들이 보기에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간혹 작가라는 타이틀을 지닌 사람을 부러워하면서도 정작 글을 쓸 용기를 내지 못하고 차일피일 시간만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이 보기에 작가라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자기들과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은 아주 간단한 행위만으로도 입증할 수 있다. 그 방법은 바로 자신이 직접 글을 써 보는 것이다. 작가는 처음부터 작가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작가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흔히 그렇지 않은가? 무슨 일이든 첫발을 내딛기가 어렵다는 말 말이다. 처음에는 기는 연습을 하던 어린아이가 어느 틈엔가 바닥에서 무릎을 떼고 발끝으로 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깐 눈을 돌렸다 돌아보면 어느새 아이는 두 발로 서서 걷는다. 물론 그때까지 아이에게 일어나서 걷는 법을 알려준 사람은 없다. 아이 스스로 일어선 것이다. 그렇게 아이가 일어서기까지 아이는 부단한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이고 있었기 때문에 걷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글쓰기는 어린아이가 걷는 것과 같다. 아이가 걷기 시작하는 것은 아이의 본성이다. 기어만 다녀서는 더 큰 아이로 성장할 수 없다는 삶의 원리를 스스로 느끼고, 걸어야 하는 필요성을 자각한 결과이다. 처음 글쓰기에 입문한 사람들이 바로 그런 어린 아이다. 마음속에 간직했던 어린 시절 백일장 글짓기의 추억을 잊지 않고 긴 세월 간직해 온 어른의 얼굴을 한 아이다. 그런 어른들의 글쓰기는 본성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그 첫걸음을 내딛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다.   

  

여기 그런 어른들이 모였다. 아이들 말로 그저 생초보 문인이라는 말이 어울릴지 모른다. 하지만 내 생각에 그런 생초보라는 어휘는 적당한 표현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기 때문이다. 누가 누구에게 생초보라고 할 수 있을까? 단지 그 사람들보다 조금 더 긴 세월 글을 써왔다고 해서 이제 글쓰기를 시작한 사람들을 생초보라고 부를, 그런 자격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 창작을 시작하고 과감히 자기의 모습을 사람들 앞에 내보이는 용기를 보여준 이 책의 저자 모두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나 역시 처음으로 망설임과 두려움의 시간을 겪었던 기억이 있기에, 지금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글을 선보이는 여기의 작가들 마음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처음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도무지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어떤 글쓰기 비법을 전수하여 멋진 글을 써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아마도 이 책은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마다 각자 살아온 길이 다르고, 그 길 속에서 느낀 인생의 감회가 모두 다른데, 어떻게 일관된 틀에 맞추어 그 느낌을 그릴 수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모든 작가의-이제부터 이 책에 글을 발표한 모든 분은 모두 당당한 작가이다 - 첫걸음에 응원을 보내고 싶다. 이제 지금까지 망설이고 두려워했던 글쓰기의 첫걸음을 뗀 우리 작가님들의 앞날에 이제부터는 마음속으로만 그려왔던 멋진 작가 인생이 펼쳐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다. 

     

우리 작가님들 모두 파이팅을 외쳐보자.       


(정이흔, 시인 소설가)

         





얼마 전 이곳 브런치에서 '은후'라는 작가명으로 활약하고 있는 민은숙 작가로부터 격려사를 써줄 수 있냐는 요청을 받았다. 격려사가 실릴 도서는 지금 막 글쓰기를 시작한 어느 한 강좌 수강생들의 글을 모은 책으로, 그 강의의 지도 강사는 은후 작가이다. 


이 책에 글을 발표한 그들은 글쓰기를 시작하고, 책 출간을 결심하기까지 큰 용기를 낸 사람들이다. 그들보다 조금 먼저 글쓰기를 시작한 사람으로서, 그들의 그 용기에 응원을 보냄과 동시에, 앞으로 그들의 창작생활을 격려하기 위하여  본 격려사를 써 주었다.  


이 격려사를 그들뿐 아니라 브런치에서 이제 막 작가 생활을 시작하는 모든 작가님들께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곳 브런치에도 발행한다. 


우리 모두 파이팅 하는 마음으로 창작생활을 즐기기를 빌면서. 

매거진의 이전글 <연애보다 서툰 나의 독서 일기 2>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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