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마스 Nov 22. 2023

너 모래 먹어봤어?

모래 먹던 소녀


# 18


 바야흐로 내 나이 6살,

계모의 학대로 원형탈모를 앓고 있을 때였다.​ 집에선 배고프다고 말하면 분명 밥 반 공기에 간장 반 통을 콸콸 부어 주실 게 뻔했다. 갈수록 내 손톱은 영양실조로 까맣게 물들어 갔고 정수리는 텅 비어갔다.


 “너네 모래 먹을 수 있어?”

 “모래를 어떻게 먹어?”

 “난 먹을 수 있어!”

 “우와 진짜? 먹어봐!”


 또래 아이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사실 내가 모래를 한 움큼 집어넣은 건 먹을 수 있어서가 아니었다.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해 뭐라도 넣어야 했다. 집이 있지만 집이 없었고 음식이 있지만 먹을 수 없던 내게 그 날 놀이터의 모래는 특식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피해를 입증하라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