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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치 Sep 26. 2020

20.09.26의 너에게

가을날의 너에게

너에게 가는 버스 안.

오늘은 너를 만나러 서울로 가는 길.

우리가 이렇게 떨어지게 될 줄이야.

오늘은 일찍 출발한 덕분인지 너를 제시간에 만날 수 있었어.

그렇게 서울로 다 와가면서 엄청나게 설레었다는 거, 너는 알까?

너를 만날 생각에 한 껏 들뜬 나.

먹어도 먹어도 맛있는 매운 갈비찜. 두꺼비식당.

너를 만나서 맛있는 점심도 먹고, 카페에 가서 나란히 앉아 바람을 맞는 그 순간은 내게 행복 그 자체였어.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왔어.

오늘따라 유독 신나 보이는 널 계속 바라보니 나도 덩달아 더 기분이 업되는 거 있지?

하늘은 너무나 맑고, 내 곁에는 사랑하는 네가 있어서 이 시간이 멈췄으면 했어.

그래.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 시간이 멈춰버리면 우리의 더 큰 행복이 늦게 찾아올 테니까 시간이 흐름에 감사해야겠지?

우리의 가을은 너무나 포근해.

나란히 청계천을 걷고 너와 함께 이야기하다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이 순간이 너무나 소중해.

지금 이렇게 떨어져 있는 시간은 너의 소중함을 더욱 잘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 같아.

함께 맞는 가을바람은 왜 이렇게 포근하고 곁에 다가서게 만드는지 모르겠어.

그 모든 것들이 완벽한 하루야.
나란히 나란히.

뭘 할지 고민하는 순간들마저 행복한 시간들이었던 것 같아.

조금이라도 같이 있는 시간이 길었으면 해서 우리는 고민했던 것 같아.

오히려 지금에서야 평소 못해본 것들을 하게

되고, 못 가본 곳들을 다녀보게 돼.


오랜만에 맥주도 한 잔! Project.D.

오랜만에 이렇게 걷고, 맥주도 마시고 얘기도 많이 하고 많이 웃었어.

너는 나를 호기심쟁이로 만들고, 계속 웃게 만들어.

함께하는 순간이 멈추지 않았으면 해.

사실 아까도 물어보고 싶었는데 물어보지 못한 말이 있어.

나는 너를 만나고 내 마지막 연애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해.

너도 그럴까?

너도 내가 너의 마지막 사랑일까?

그랬으면 좋겠다.

지금 밤 길을 달려가는 버스 안에서 네 생각으로 가득 차 있어.

어서 다시 만나고 싶어.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떨어지지 않아도 되는 그 순간이 얼른 우리에게 찾아왔으면 좋겠어.

늘 보고 싶고, 늘 그리울 거야.

우리는 참 행복한 하루를 보냈어.
늘 어여쁜 너와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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