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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치 Oct 03. 2020

20.10.02의 너에게

가을날의 너에게

오늘은 추석 연휴의 끝자락에 서울로 올라오는 날이야.

생각보다 아침 일찍 움직인 덕분에 너와 점심을 먹을 수 있게 됐어!

내가 지금 강변이라는 말에 놀라서 서둘러 움직이는 네가 왜 그렇게 귀여워 보이는지 모르겠어.

그렇게 우리는 시간에 딱 맞게, 브런치를 먹으러 가기로 결정했어.

너의 명령어에 따라 나는 주문을 하고 너를 기다리고 있었지.

아! 너를 주려고 함께 온 메리 골드 다발과 함께 말이야.

우리가 오늘 먹은 브런치. 라라브레드.

너의 예상과 달랐던 파니니, 생각보다 매콤했던 불닭 로제 파스타는 우리의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나는 그저 너와 함께라서 좋았다고 생각해.

브런치를 먹고 나오니 보이는 경춘선 숲길은 우리가 따라 걷게 만들었어.

우중충한 날씨에도 너와 함께 걸으니 그렇게 환할 수가 없더라.

갑자기 총총총 뛰어가는 모습에 당황했지만, 그 모습들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사진에 담을 수밖에 없었어.

총총총.

그렇게 산책하던 우리가 잠시 앉아서 쉬면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이제는 성큼 다가온 가을의 바람도 맞았지.

그리고 산책 중이던 강아지의 발놀림에 의한 돌 벼락도 맞고 말이야.

너랑 함께 보내는 시간은 정말이지 빠르게 흘러가.

아무리 시간은 상대적이라고 하지만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야.

나의 휴일의 마지막을 너와 함께 보낼 수 있어서 참 좋아.

그리고 내일, 다시 너와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 마음의 위로가 돼.

운동 아닌 운동과 산책.
오늘의 나는 매우 매우 피곤했지만,
오늘의 나는 매우 매우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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